흡연 또는 간접흡연 노출이 수술마취와 통증억제를 방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터키 이스탄불 베즈미알렘 바키프 대학 마취-집중치료 전문의 에르도간 오즈투르크 박사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과 간접흡연에 노출된 사람은 수술 시 마취제와 진통제 투여량을 늘려야 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30일 보도했다.

개복자궁절제수술(abdominal hysterectomy) 환자 90명을 30명씩 흡연, 간접흡연, 비흡연 그룹으로 나누고 수술 시 마취제 프로포폴과 진통제 레미펜타닐 투여량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오즈투르크 박사는 밝혔다.

여기서 비흡연 그룹이란 담배를 피우지 않을 뿐 아니라 간접흡연에도 노출된 일이 없는 사람들을 말한다.

그의 연구팀은 수술 중 마취의 깊이를 나타내는 이중분광계수(BIS: bispectral index)를 40~60사이에서 유지하기 위해 이들에게 투여된 마취제와 진통제의 총량을 비교분석했다.

마취 유도에 사용된 프로포폴의 용량은 흡연 그룹이 102.76mg, 간접흡연 그룹이 84.53mg, 비흡연 그룹이 63.17mg으로 나타났다.

이는 마취 유도를 위해 흡연 그룹은 비흡연 그룹보다 38%, 간접흡연 그룹보다 17%, 간접흡연 그룹은 비흡연 그룹보다 18% 마취제 투여가 각각 더 필요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수술이 끝날 때까지 투여된 프로포폴의 총량은 흡연 그룹이 179.38mg, 간접흡연 그룹이 150.50mg, 비흡연 그룹이 119.37mg이었다.

결국 프로포폴의 총 투여량은 흡연 그룹이 비흡연 그룹에 비해 33%, 간접흡연 그룹에 비해 16%, 간접흡연 그룹은 비흡연 그룹에 비해 20% 각각 많았다는 얘기다.

마취제와 함께 주입되는 마약성 진통제 레미펜타닐 총투여량 역시 흡연 그룹이 1천315㎍으로 간접흡연 그룹의 1천241㎍, 비흡연 그룹의 1천10㎍보다 많았다.

환산하면 흡연 그룹이 비흡연 그룹보다 23%, 간접흡연 그룹보다 6%, 간접흡연 그룹은 비흡연 그룹보다 18% 진통제가 각각 더 필요했던 것이다.

전체적인 결과는 니코틴이 간(肝)의 마취제 대사에 영향을 미치거나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세포인 통증수용체(noticeptor)의 기능을 둔화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오즈투르크 박사는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마취학회(European Society fo Anaesthesiology) 연례회의에서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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