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 당뇨병 치료제 메트포민이 실명에 이를 수도 있는 안질환인 녹내장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 대학 의과대학 안과전문의 줄리어 리처즈 박사가 당뇨병 환자 15만16명을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진행한 조사분석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헬스데이 뉴스와 메디컬 익스프레스(MedicalXpress)가 28일 보도했다.
메트포민 최대 용량(2년 동안 1천110g)을 복용한 환자는 메트포민이 처방되지 않은 환자에 비해 가장 흔한 형태의 녹내장인 개방각 녹내장(open-angle glaucoma) 발생률이 2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리처즈 박사는 밝혔다.
메트포민 복용량이 1g 늘어날 때마다 녹내장 위험은 0.16%씩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됐다.
2년 동안 메트포민을 표준용량인 하루 2g씩 투여하는 경우 녹내장 위험이 21% 줄어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조사기간에 5천893명(3.9%)에게 개방각 녹내장이 발생했다. 메트포민이 처방된 환자는 6만214명(40.1%)이었다.
다른 당뇨병약인 설포닐우레아, 티아졸리딘디온(TZD), 메글리티나이드, 인슐린 또는 복합약이 처방된 환자들은 녹내장 위험 감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당뇨병 환자들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결과이기 때문에 당뇨병이 없는 사람도 메트포민으로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당뇨병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필요하다고 리처즈 박사는 말했다.
또 이미 녹내장이 발생한 환자들에게 녹내장 진행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는지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뉴욕 레녹스 힐 병원 안과전문의 마크 프로머 박사는 당뇨병이 없는 환자가 녹내장 예방을 위해 메트포민을 복용한다는 것은 혈당이 지나치게 떨어지는 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논평했다.
녹내장이란 안압 상승으로 망막의 시신경이 손상되면서 시력이 점차 떨어져 실명까지 이어질 수 있는 안과질환이다.
눈 속에서는 방수라는 액체가 생성되고 방출되면서 일정한 압력이 유지되는데 방수가 빠져나가는 구멍인 전방각이 막히거나 좁아져 방수 유출이 차단되면 안압이 상승하고 이로 인해 시신경이 압박을 받아 손상된다.
개방각 녹내장은 전방각이 뚫려 있기는 하지만 매우 좁아진 경우로 진행이 느려 자각증상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반면 폐쇄각 녹내장은 전방각이 완전히 막힌 것으로 안압이 급격하게 상승한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 학술지 '안과학'(Ophthalmology) 온라인판(5월28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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