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공단의 당뇨병 환자 진료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당뇨병 합병증 1위는 신경병증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은 당뇨병 때문에 손상된 말초 신경에 장애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자칫 족부 궤양이나 절단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조기 진단이 매우 중요하다.
실제로 외상이 원인이 아닌 족부절단의 50~70%가 당뇨병에 의한 것이라는 통계는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하지만,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이런 높은 유병률과 위험성에도 환자의 14%만이 질환을 인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설문에 참여한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 1천338명 중 통증이 있는 환자는 577명으로 43%에 달했지만, 통증 이전에 당뇨병성 신경병증으로 진단받은 경우는 12.1%에 머물렀다.
문제는 당뇨병으로 발과 발가락의 신경이 손상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런 통증이 삶의 질을 심각하게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대한당뇨병학회 당뇨병성 신경병증 연구회가 3천999명의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삶의 질 점수'를 비교 평가한 결과를 보면 당뇨병 합병증으로 분류되는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67.7점)와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61.8점)가 합병증이 없는 당뇨병 환자(74.3점)보다 삶의 질이 크게 낮았다. 당뇨병성 신경병증이 생기면서 당뇨병 환자의 삶의 질이 크게 악화된 셈이다.
당뇨병성 신경병증 환자에서 주로 나타나는 증상은 발, 다리에 저린감(64.8%), 발, 다리에 찌르는 듯한 느낌(46.1%), 이불이 피부에 닿을 때 아픈 느낌(40.8%) 등이다. 이런 증상은 특히 밤에 심한 게 특징이다. 때문에 수면의 질에도 영향을 미쳐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환자의 수면 점수는 100점 만점에 32.7점에 불과했다.
학회 이기업 이사장은 "당뇨병성 신경병증의 대표적인 증상은 발이나 다리에 찌르는 듯한 통증, 화끈거리는 작열감, 벌레가 기어 다니는 것 같은 이상감각, 무감각증 등이 있다"면서 "당뇨병 환자이면서 이런 증상이 느껴진다면 신경병증 통증을 의심하고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아울러 학회는 매달 8일을 당뇨병성 신경병증 통증 발견의 날로 정하고, 이날은 환자 스스로 '발 관리 수칙'을 점검해 달라고 당부했다. 학회가 제안한 발 관리 수칙은 다음과 같다.
▲ 하루에 한 번 자신의 발을 주의 깊게 관찰해 상처나 이상이 있는지 점검한다.
▲ 담배는 혈액 순환을 나쁘게 하므로 절대 금연한다.
▲ 따뜻한 물과 순한 비누로 발을 매일 씻고 잘 말린 후 순한 로션을 얇게 발라 건조하지 않게 한다.
▲ 발에 잘 맞는 면 양말을 매일 깨끗한 것으로 갈아 신는다.
▲ 신발은 발에 잘 맞고 통풍이 잘 되는 가죽신이나 운동화를 신는다. 샌들이나 슬리퍼는 피해야 하며, 맨발은 절대 금물이다.
▲ 겨울에는 발가락에 동상을 입지 않도록 보온이 잘 되는 양말과 신발을 신는다.
▲ 발톱은 너무 짧지 않게 일자로 깎는다.
▲ 매일 신발 내부를 점검하고, 상처나게 하는 요인을 없앤다.
▲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나 꽉 죄는 벨트, 거들 등은 혈액 순환을 나쁘게 하는 만큼 피한다.
▲ 티눈이나 굳은살을 제거하지 않는다.
▲ 발에 상처가 생기거나 물집이 잡혔을 때는 반드시 당뇨병 전문의와 상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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