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이염은 소아에게 흔한 병이다. 우리나라에서는 3살 이하 소아의 70% 이상이 중이염에 한 번 이상은 걸린 것으로 보고된다.

10일 의료계에 따르면 중이염은 재발 확률이 높고 다른 합병증으로 번질 우려가 있어, 주요 원인균인 폐렴구균을 미리 조심할 필요가 있다.

중이염은 나이가 어릴수록 걸릴 위험이 크다.

2004년 국민건강보험 통계를 기초로 한 논문(2012)에 따르면 1세 유아 1천명 가운데 무려 736.9명이 중이염으로 병원을 찾았다.

또 우리나라에서 중이염 치료에 들어가는 전체 비용(약 6천60억원) 중 5세 미만 유아에 쓰인 치료비용이 절반(49.9%)인 3천30억원에 달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자료를 보면 2014년에 중이염(비화농성·화농성 등)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248만여명 중 절반이 넘는 140만명(57%)이 10세 미만 어린이였다.

귀는 외이·중이·내이 등 3부분으로 나뉘는데 중이염은 고막부터 달팽이관까지 사이 '중이'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중이에는 코 뒤쪽으로 이어지는 가느다란 관(이관·유스타키안 관)이 있다. 외부 기압과 고막 뒤쪽의 기압을 같게 만들어 소리를 잘 듣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감기나 알레르기 등으로 이 관이 부어 올라 막힌 상태가 계속되면 고막 안쪽에 진물이 고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중이염이 된다.

어린이들은 이관이 성인보다 짧고 평평해 외부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침투하기 쉬운 환경이다. 면역력도 성인처럼 발달하지 못해 중이염에 자주 걸린다.

중이염을 일으키는 첫 번째 원인은 폐렴구균이다. 항생제를 투여해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심평원에 따르면 2014년 6개월∼2세 미만 영유아의 급성 중이염에 항생제를 처방하는 경우는 86%에 달했다.

그러나 항생제를 자주 처방하면 균이 항생제에 내성을 갖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내이염이나 드물게는 난청 등 심각한 합병증을 가져올 수 있고, 재발 확률이 높은 중이염의 특성상, 일단 걸리면 다음에는 더 많은 항생제를 투여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진한 교수는 "폐렴구균에 감염된 소아의 급성 호흡기 감염 사례 중에서 중이에서 분리된 폐렴구균의 항생제 내성이 가장 높다"며 "이는 급성 중이염에 항생제를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예방이 최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강진한 교수는 "급성 중이염의 원인을 제공하는 감기나 독감에 걸리지 않도록 손 씻기 등 철저하게 개인위생을 관리하고 독감 백신이나 폐렴구균 백신을 미리 접종해두는 것도 급성 중이염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당부했다.

폐렴구균 백신은 2014년부터 영유아 국가 필수예방접종에 포함돼 있어 생후 2개월∼5세 미만이라면 누구나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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