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초 다국적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영업사원의 인사고과 및 영업 성과급 평가 항목에서 '영업 실적' 항목을 사실상 제외했다.
실적은 전 사원에게 동일하게 적용해 의미를 대폭 축소하고, 대신 약품에 대한 전문지식 수준, 환자 치료를 위한 서비스 수행 등을 더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내세웠다. 이를 위한 구체적인 평가 방식도 개발했다.
제약업계가 리베이트 근절에 사활을 건 상황에서 영업사원이 실적 압박에서 해방되는 사례가 나와 국내 제약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동아제약은 3일 조만간 영업사원 인사고과 및 성과급 평가 때 영업 실적 항목을 대폭 축소한 새로운 평가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아제약은 GSK와 일부 상품의 코프로모션(제품 공동판매)을 통한 협력 관계다.
기존에 실적 목표 달성 여부가 사실상 평가 대부분을 좌우했다면 앞으로는 제품 관련 학술적 전문성, 영업 활동의 적극성 등이 평가 항목이 될 예정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는 없지만 과거에는 영업 목표 달성 여부가 평가의 80∼90% 정도를 차지했다면 앞으로는 이 수치를 절반 이하로 내린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 실적 기반 평가가 회사 입장에서는 훨씬 객관적이고 수월하지만 리베이트 근절 및 준법경영 강화 추세에서 이런 흐름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며 "외자제약사와 협력 관계를 맺으면서 국제적 흐름에 영향을 받은 면도 없지 않다"고 귀띔했다.
영업사원들의 실적 압박은 리베이트가 근절되지 않는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회사가 리베이트를 강력하게 금지해도 실적 달성에 압박을 느낀 영업사원들이 개인적으로 리베이트를 하다 적발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땡큐'라는 이름으로 아무 거리낌없이 이뤄지던 리베이트가 이제는 중범죄로 인식될 정도로 상황이 바뀌고 있다"며 "제약사들의 이런 움직임이 모범사례로 잘 정착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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