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과 알츠하이머 치매 사이에는 역관계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대규모-장기간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영국 런던 위생·열대의학대학(London School of Hygiene and Tropical Medicine)의 나와브 키질바시 박사는 '랜싯 당뇨병-내분비학'(Lancet Diabetes and Endocrinology) 최신호에 체질량지수(BMI: body mass index)가 정상 이하이면 치매 위험이 가장 높고 BMI가 올라갈수록 치매 위험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시작 때 연령이 45~66세이고 치매증세가 없었던 195만 8천191명을 대상으로 평균 9년에 걸쳐 진행한 조사분석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이다.
조사기간 중 약 4만 5천 명이 치매 진단을 받았다.
치매 발생률이 가장 높은 그룹은 BMI가 20 이하인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BMI가 정상범위(20~24.9)인 그룹에 비해 치매 발생률이 평균 34% 높았다.
BMI 20이하 그룹은 또 BMI 26~27로 가벼운 과체중에 속하는 그룹과 비교했을 때 치매 발생률이 64%나 높았다.
치매 발생률은 BMI가 올라 갈수록 점점 낮아져 BMI가 40이상으로 초고도 비만에 해당하는 그룹은 BMI가 정상범위인 그룹에 비해 29%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체질량지수는 체중(kg)을 신장(m)의 제곱으로 나눈 수치로, 20~24.9는 정상, 25~29.9는 과체중, 30-34.9는 비만, 35~39.9는 고도비만, 40이상은 초고도 비만으로 분류된다.
이는 비만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난 많은 다른 연구결과들과는 어긋나는 것이지만, 지금까지 나온 결과들은 이번보다 10배 이상 적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다 증거가 약하고 일관성이 없다는 사실을 키질바시 박사는 지적했다.
그는 또 이 연구결과가 연령, 성별, 흡연, 음주, 뇌졸중 또는 심근경색 병력, 고혈압, 고지혈증 등 다른 많은 치매 위험요인들을 고려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의사, 공중보건 전문가와 정책수립자들은 치매 고위험군을 구분하는 방법을 재검토하고 표준체중 이하인 사람들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키질바시 박사는 주장했다.
그의 연구팀은 이와 함께 체중과 사망률의 관계도 분석했다.
그 결과 저체중 그룹이 사망위험이 가장 높았고 그다음이 초고도 비만 그룹이었다. 또 약간 과체중인 그룹이 정상체중 그룹에 비해 사망위험이 조금 낮았다.
BMI가 26인 그룹이 사망위험이 가장 낮았다.
이에 대해 뉴욕 주립대학 메디컬센터 신경과 전문의 데보러 구스타프손 박사는 흥미로운 결과라고 논평하고 한 가지 흠은 중년을 넘어서면 대체로 BMI가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과 치매 자체가 체중감소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감안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치매를 막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올바른 식습관, 금연, 규칙적 운동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이와 함께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같은 건강문제를 잘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그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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