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아줄기세포로 실명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임상시험 결과가 국내에서 나왔다. 그러나 아직은 초기단계 임상시험이어서 향후 실명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치료제로 상용화될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차바이오텍(대표 최종수)은 분당차병원 송원경 교수팀과 함께 진행한 '배아줄기세포 유래 망막치료제'의 임상시험 중간 결과를 담은 논문이 국제학술지 '스템 셀 리포츠(STEM CELL REPORTS)'에 1일(한국시각)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번 임상시험은 인간배아줄기세포를 실명이 진행 중인 환자에게 이식해 부작용 여부를 관찰하는 임상 초기(1상) 시험으로, 스타가르트병 환자(2명)와 노인성 황반변성 환자(2명) 등 총 4명의 환자의 눈에 직접 주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스타가르트병은 눈의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에 이상이 생겨 발생한다. 이 병 환자 50% 이상이 50세 이전에 완전 실명에 이르지만 현재까지 적절한 치료법이 없는 실정이다. 또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으로 생겨난 신생혈관 때문에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황반'이 손상돼 수개월 또는 2년 내에 실명에 이르게 되는 중증 질환이다.

임상에 쓰인 배아줄기세포치료제는 불임 치료 과정에서 폐기되는 수정란에서 얻은 배아줄기세포를 망막상피세포로 분화시켜 만든 것으로, 차바이오텍과 미국의 오카다 테라퓨틱스(전 ACT사)가 공동 개발했다. 식약처는 2011년 국내 최초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로 임상 허가를 내줬다.

미국에서는 오카타 테라퓨틱스가 차바이오텍보다 앞선 지난해 10월 같은 방식의 임상시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랜싯(LANCET)에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4명의 환자에게 배아줄기세포를 주사하고 1년을 추적 관찰한 결과 모두에게서 우려되는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주목할만한 건 4명 중 3명에게서 시력이 개선됐다는 점이다.

당뇨망막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국제 표준 시력표를 기준을 치료 전 1개의 글자만 읽을 수 있었던 환자가 13개의 글자를 읽을 수 있는 등 사람마다 9개에서 19개의 글자를 더 읽는 시력 개선 효과가 나타났다. 오카타 테라퓨틱스의 임상연구에서 18명 중 10명의 시력이 호전된 것과 비슷한 효과를 보인 셈이다.

연구팀은 환자들에게 주사한 줄기세포가 5만개 정도로 가장 낮은 용량이었던 만큼 향후 추가 임상시험에서 10만~20만개 정도의 고용랑 줄기세포를 투여하면 시력이 더 개선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까지 배아줄기세포 치료제를 이용한 질병 치료 임상 결과를 발표한 것은 차바이오텍과 미국의 오카타 테라퓨틱스 뿐이다.

차바이오텍 관계자는 "스타가르트의 경우 배아줄기세포 유래 망막색소상피세포에 대해 2014년 6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 받은 만큼 임상 2상만 완료되면 상용화가 가능하다"면서 "임상을 마치고 이르면 2018년에는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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