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백수오' 논란에 휩싸였던 백수오 원료 제조·공급업체인 내츄럴엔도텍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재조사 결과에서도 원료에 이엽우피소 성분이 들어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

한국소비자원의 조사 결과를 재확인한 식약처의 재조사 결과로 '가짜 백수오'를 둘러싼 소비자원과 내츄럴엔도텍 간의 진실공방은 일단락됐지만 관련 제품 회수와 소비자 피해 구제 등 후속조치가 남았다.

식약처는 30일 "'백수오 등 복합추출물'을 제조·공급한 내츄럴엔도텍에 보관된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것으로 조사결과 드러났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이번 재조사에서 기존에 시행한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 시험법 이외에도 '식품 중 사용원료 진위 판별지침서'에 따른 시험법, 농림수산식품기술기획평가원(iPET) 시험법 등을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식약처는 관계 법령에 따라 문제가 있는 제품을 회수·폐기하고 업체에 품목제조정지 2개월의 행정처분을 할 예정이다. 또한, 검찰 수사 결과 위법 사실이 확인되면 추가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식약처는 지난 2월 내츄럴엔도텍의 원료를 조사한 결과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지난 22일 '내츄럴엔도텍의 가공 전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는 소비자원의 상반된 발표가 나오자 재조사를 벌여왔다.

식약처는 이에 대해 "이번에 재조사한 원료는 입고날짜가 3월 26일, 27일로 한국 소비자원이 검사한 백수오 원료의 입고날짜와 동일하지만 지난 2월에는 검사한 원료는 입고날짜가 2014년 12월 17일이었다"며 "입고일이 다른 원료는 재배 농가와 재배지 등이 다를 수 있으므로 동일한 원료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식약처의 재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가짜 백수오'를 놓고 진실공방을 벌였던 내츄럴엔도텍과 소비자원의 희비는 엇갈렸다.

내츄럴엔도텍은 이날 "예상 밖의 조사 결과여서 매우 당혹스럽다"면서도 "하지만 공인기관의 결과는 겸허히 받아들일 것"이라고 밝혔다.

내츄럴엔도텍의 주가는 충격파를 고스란히 흡수했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내츄럴엔도텍의 주가는 이날 시초가부터 하한가를 기록했다. 이 업체의 시가총액은 가짜 백수오 논란 일주일 만에 1조6천743억원에서 6천592억원으로, 무려 1조원 이상이 증발했다. 시가총액 순위는 9위에서 42위로 곤두박질쳤다.

소비자원은 식약처의 재조사 결과에 대해 "이는 소비자원의 시험 결과와 일치한다"며 간접적으로 환영의 뜻을 나타낸 뒤 "문제가 있는 백수오 제품을 구입한 소비자의 피해구제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식약처의 재조사 결과를 계기로 백수오를 '히트상품'으로 선전하며 판매했던 일부 홈쇼핑 업체들은 소비자 신뢰도 추락과 환불 요구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식약처는 내츄럴엔도텍 이외에도 한국소비자원이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식품 21개 가운데 자진 폐기된 제품 8개를 제외하고 13개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 모두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고 전했다.

식약처는 "백수오를 원료로 제품을 제조하는 전국 256개 식품제조가공업체와 44개 건강기능식품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 중"이라며 "백수오의 효과를 기대하고 섭취하려는 소비자는 조사 결과가 나올때까지 섭취를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식약처는 다만 "이엽우피소는 안전성의 문제가 아니라 식경험의 부재, 사용 실태 자료가 없어 식품원료로 사용을 허용하고 있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의 식용 사례·한국독성학회 자문 결과를 종합할 때 이엽우피소가 혼입된 제품의 섭취로 인한 인체 위해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최근 대만과 중국 정부는 이엽우피소를 식품 원료로 인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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