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논란'에 휩싸인 백수오 제품을 샀다면 환불받을 수 있을까? 최근 한국 소비자원이 검사한 32개 백수오 제품 가운데 29개에 '가짜 백수오'인 이엽우피소가 조금이라도 들어갔거나 제품 원료에서 이엽우피소가 검출됐다.

백화점과 대형마트에서 이들 29개 제품을 구매했다면 신용카드 결제내역 등으로 해당 유통업체에서 샀다는 점이 확인될 경우 환불을 받을 수 있다.

통상 건강기능식품은 구매한 이후 7∼14일 안에 영수증을 갖고 제품을 뜯지 않은 상태로 교환·환불을 요청해야 한다.

하지만 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신세계백화점·이마트·롯데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이번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백수오 제품은 하자 있는 상품으로 보고, 제품을 일부 섭취했는지나 언제 구매했는지에 상관없이 환불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신용카드 등으로 고객의 구매내역이 확인될 경우 구매 시점이나 개봉 여부에 상관없이 환불을 해주기로 하고 각 점포에 관련 지침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에서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경우 건강기능식품 매출에서 백수오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적기 때문에 소비자 신뢰도와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전면 환불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홈쇼핑에서 물건을 구입한 경우 사정이 달라진다.

내츄럴엔도택의 지난해 백수오 매출 1천240억원 가운데 75%가 넘는 940억원이 홈쇼핑을 통해 판매됐을 정도여서 홈쇼핑 업체들이 아직 환불 규정을 고민하고 있거나, 정상 제품과 같은 환불 규정을 적용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내츄럴엔도텍이 제조한 '백수오궁'을 판매했던 홈앤쇼핑의 경우 기존에 판매된 제품은 이엽우피소가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밝혀진 정상 제품이기 때문에 이미 개봉했거나 반품 기한을 넘겼다면 환불을 받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식약처가 이날 결과를 발표한 원료는 올해 3월 26일 검사한 원료이고, 앞서 올해 2월 같은 조사를 했을 때는 이엽우피소가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홈쇼핑에서 고객 불만으로 상품을 환불하는 경우 배송받은 지 30일 이내에 개봉하지 않은 경우에만 환불을 받을 수 있다.

홈앤쇼핑 관계자는 "문제가 된 원료(3월 입고)는 아직 상품화가 되지 않은 단계"라며 "지금까지 팔린 상품은 지난해 12월 입고돼 식약처 검사 등을 통과한 원료로 만들어 문제가 없다"고 전했다.

소비자원 역시 특정 날짜에 채취한 시료로 검사를 진행했기 때문에 그 이전이나 이후에 생산한 원료로 만든 제품까지 모두 '가짜 백수오'로 판단할 수 있는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이번에 논란이 돼 다시 검사한 것은 아직 제품화해서 판매하기 전 단계의 원료"라며 "원료가 다르다면 (가짜 백수오인지 판단하기) 애매하다"고 말했다.

CJ오쇼핑과 GS숍·현대H몰·롯데홈쇼핑 등 다른 홈쇼핑 업체 관계자들은 일단 환불 접수는 받고 있지만 정확한 환불 절차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결국 소비자원 조사에서 똑같은 결과를 얻은 제품이라도 백화점에서 샀는지 혹은 홈쇼핑에서 샀는지에 따라 환불 가능성이 달라질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소비자은 이번 사태의 사회적 파장을 고려해 유통업체·제조업체들과 간담회를 열어 관련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다른 제품도 (이엽우피소가 섞여 있을) 개연성이 있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서 관련 업체들과 이른 시일 안에 간담회를 할 것"이라며 "(환불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만들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KGC인삼공사도 백수오 복합추출물을 부원료로 사용하는 화애락 퀸의 추가 생산을 중단했지만 기존에 판매된 제품은 하자가 없다고 설명했다.

인삼공사 관계자는 "식약처가 진짜 백수오임을 증명한 2월 이전 공급 원료로 제조한 제품만 판매하고 있어 지금까지 판매된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며 "교환·환불을 받고자 할 경우 영수증을 지참하고 구입 후 14일 이내에 미개봉 상태로 가져와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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