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구의 3분의 2인 50억명이 안전하고 비용을 감당 가능한 외과 수술을 받지 못하는 처지에 놓여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킹스글로벌헬스센터의 앤디 레더 박사 등 연구팀 25명이 영국 의학저널 랜싯(LANSIT)의 의뢰를 받아 1년 반 동안 전 세계 100개국을 넘는 국가의 의료진과 환자들의 증언 등을 토대로 조사한 이 같은 내용의 결과를 제시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7일(현지시간)전했다.

연구팀은 2시간 내 이동해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는지, 의료 시설이 안전한지, 그리고 환자들이 실제 수술 비용을 감당가능한지를 토대로 이 같은 추정치를 내놨다.

연구팀은 외과 수술을 통해 치료 가능한 질환임에도 숨진 경우가 2010년 한해에만 1천690만명으로 그 해 전체 사망자의 32.9%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나 결핵, 말라리아로 사망한 사람들을 합친 것보다 많다.

수백만명이 맹장염이나 난산 같은 치료 가능한 상황에도 수술을 받지 못해 죽음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수술을 받을 곳이 없거나 있더라도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는 지역들은 대부분 저중소득국(LMICs)이다.

특히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는 인구의 93%가 기본적인 수술도 받을 수 없는 지경에 있다고 연구팀은 강조했다.

인구 10만명당 외과전문의가 미국과 영국, 브라질이 35~36명인데 비해 에볼라가 창궐한 시에라리온은 0.1명에 불과하다.

레더 박사는 "수술을 받을 수 있으면 생명을 건질 수 있거나 장애를 피할 수 있는데도 그렇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술 때문에 빈곤에 내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런 상황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대가는 2030년까지 12조달러에 이른다면서 외과 수술 여건이 취약한 국가들에만 국한해도 이를 개선하는 데 4천200억달러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버드 의대존 미에라 클레트얀 교수는 "비용이 막대하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는 비용은 더 크고 시간이 늦어질수록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외과 수술이 기본적이고 매우 중요한 의료 수요임에도 불구하고 국제 보건 세계에서 종종 무시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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