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기기의 사용으로 목디스크 환자가 늘면서 수면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목은 잠을 자는 동안 일상생활에서 쌓인 피로를 풀고 원래의 'C자형' 커브를 회복하기 때문이다.
1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진료환자 현황을 보면 최근 5년(2009~2013년) 사이 목디스크 환자는 69만1천783명에서 89만7천291명으로 29.7% 증가했다.
주목할만한 건 40~50대와 20~30대의 목디스크가 확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40~50대 환자의 경우 노화에 의한 퇴행성 질환이 대부분이라면 최근 급증하고 있는 20~30대 목디스크는 컴퓨터나 책상에서 오래도록 시간을 보내거나 스마트 기기의 사용시간이 늘어난 탓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 온종일 스마트 기기를 이용하느라 고개를 푹 숙이는 나쁜 자세 때문에 디스크가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경추(목뼈)는 일자가 아닌 C자형의 모양을 하고 있다. 경추의 모양이 C자형인 이유는 신체에서 발생하는 충격이 뇌에 미치지 않도록 쿠션역할을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오랫동안 고개를 숙이거나 빼고 있어 경추의 모양이 일자가 되면 목에 가해지는 압력이 고르게 분산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집중되면서 뼈와 근육, 인대에 지속적인 피로를 주게 된다. 목 통증이나 목디스크가 생기는 원인은 잘못된 자세와 누적된 목의 피로에 있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목에 쌓여 있는 피로를 충분히 풀어주지 못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밤에 잠을 잘 때는 낮 동안의 피로가 충분히 풀리도록 해야 하는데, 이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베개다. 베개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목의 피로를 풀기는커녕 뼈와 근육, 인대가 노화돼 퇴행을 빠르게 만들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낮은 베개를 이용하면 옆으로 누울 때의 어깨너비로 인해 머리 위치가 척추의 중심보다 낮아져 안압 상승에 의한 녹내장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잠을 잘 때 수면 자세에 따른 베개의 높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한다. 천장을 보고 바로 누웠을 때는 머리와 목의 높이가 바닥에서 6~8㎝, 즉 베개의 높이가 팔뚝의 높이 정도로 비교적 낮아 목과 허리에 부담이 없어야 한다. 그러나 옆으로 누워 자는 경우에는 옆에서 보았을 때 목뼈와 허리뼈가 일직선을 유지하도록 어깨 높이를 감안해 10~15㎝의 높이가 적당하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안과 유정권 교수는 "옆으로 누울 때 베개 높이가 과도하게 낮으면 머리와 목 부분의 정맥이 압박을 받고, 결국 안압이 높아지거나 시신경의 혈액순환이 나빠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옆으로 누워 잘 때는 베개를 겹치거나 모포을 이용해 높이를 조정하는 게 안압 상승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흔히 생각하기로는 많은 사람들이 천장을 보고 바로 누워 자는 듯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외국의 연구논문을 보면 사람들의 수면 자세는 옆으로 자는 형태가 71.9%로 가장 흔했으며, 그 이유는 목의 통증을 줄여주는 효과 때문이었다.
자생의료재단 척추관절 연구소 하인혁 소장은 "목에 불편감을 호소하거나 통증이 지속하는 사람이라면 통증완화와 목디스크 예방을 위해 자신의 수면자세를 확인하고 그에 따라 베개의 높이를 조절해 사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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