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 주가 전자담배와 씹는담배에도 규제 법안을 내놓는 등 '담배와의 전면전'에 나섰다.
15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주 의회는 최근 담배세를 1갑 당 2달러(2천200원) 증액하고, 법정 흡연 연령을 18세에서 21세로 올리는 내용의 법안을 잇따라 제출했다.
이와 함께 ▲금연 장소로 지정된 공공 지역에서 전자담배 사용금지 ▲담배에 1회용 필터 사용금지 ▲프로야구 구장 등에서 씹는 담배 사용금지 등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앞서 캘리포니아 주는 1990년대 전국 50개 주 가운데 가장 엄격한 `반(反) 흡연법'을 제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성인 흡연자 비율이 1984년 24.9%에서 12.5%로 절반 가까이 떨어졌다. 이는 금연 정책이 혹독하기로 유명한 유타 주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수치다.
하지만, 1998년 담배세를 1갑당 87센트 밖에 올리지 못한 뒤로는 흡연율이 올라가고 있으며, 전자담배 사용률은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 이면에는 담배 회사들의 로비가 먹혀들었기 때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캘리포니아 주의 담배 회사들은 2007∼2014년 담배 광고 캠페인과 로비 자금으로 모두 6천400만 달러(702억 원)를 썼다.
이들 회사가 주 의회에 뿌린 로비 자금은 지난해 55만6천665달러(6억1천만 원)에 이른다. 주 하원의원 32명, 주 상원의원 15명이 각각 담배 회사로부터 로비자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주에서 지난 15년 간 담배세 증액 시도가 모두 17차례가 있었지만, 번번이 담배 회사의 로비에 부딪혀 좌초됐다.
2012년에는 담배세를 1갑 당 1달러 증액하는 주민투표가 부쳐졌지만, 담배 회사들이 4천770만 달러의 자금을 살포해 방해하면서 간발의 차로 부결된 바 있다.
담배세 증액안을 발의한 리처드 팬 주 상원의원은 "캘리포니아 주에서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매년 4만여 명에 달한다"면서 "이는 강력한 금연정책을 당장 시행해야 할 당위성을 제공하는 증거"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른 32개 주에서는 더 높은 담배세와 엄격한 금연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담배세를 올려 흡연율을 떨어뜨리고 확보된 세수로 빈민들의 의료보험 서비스에 충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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