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가 전혀 없는 약을 효과가 있다면서 주면 환자에 따라 실제로 효과가 나타나는 수가 있다. 이를 플래시보 효과(placebo effect.위약 효과)라고 한다.
의사는 대체로 환자의 성격이나 행동을 보고 플래시보 효과가 나타날만한 사람인지를 예측한다.
그러나 플래시보 효과는 유전자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베스 이스라엘 디코니스 메디컬센터 통합의학과의 캐스린 홀 박사는 환자가 지닌 유전적 특징에 따라 플래시보 효과가 나타나거나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헬스데이 뉴스와 메디컬 뉴스 투데이가 13일 보도했다.
쾌감을 유발하는 도파민을 포함한 신경전달물질 분비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자의 변이 여부가 플래시보 효과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홀 박사는 밝혔다.
신경전달물질은 뇌 신경세포를 흥분시키거나 억제하기 때문에 보상과 통증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도파민 분비를 촉진하는 COMT유전자 변이가 플래시보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이미 확인됐으며 이밖에 엔도카나비노이드, 세로토닌 같은 다른 신경전달물질 경로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변이도 플래시보 효과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가 나타나고 있다고 홀 박사는 밝혔다.
이러한 유전적 특징을 가진 환자는 어떤 약이 효과가 좋다고 얘기를 해 주면 그 약이 위약인줄 알면서 먹어도 플래시보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유전자의 플래시보 효과에 대한 영향을 연구하는 새로운 분야의 학문인 '플래시보 유전학'(placebome: placebo + genome)은 이제 초창기 수준이지만 앞으로 질병치료와 의료윤리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플래시보 효과가 나타날 수 있는 환자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해야 하는지, 유전자 검사를 한다면 그 결과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또 플래시보 효과가 나타날 사람은 임상시험에서 제외해야 하는지 등 많은 문제들이 제기될 수 있다고 홀 박사는 지적했다.
현재는 임상시험에서 어떤 약의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참가자를 두 그룹으로 나누어 각각 진짜 약과 가짜 약이 투여된다.
이밖에 환자의 플래시보 효과와 관련된 유전적 특징에 따라 의사가 치료제의 용량을 늘리고 줄이는 것을 허용하느냐도 문제라고 홀 박사는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분자의학 동향'(Trends in Molecular Medicine) 온라인판(4월13일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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