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받는 환자들 상당수에서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저나트륨혈증에 빠지면 신경질, 두통, 구토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에는 경련을 동반하는 뇌부종이 생기거나 혼수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 이 질환은 혈액 속 나트륨량이 135mEq/L이하일 때 진단된다.
연세대학교 강남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박형천·이정은 교수팀은 2009년 7월부터 2012년 2월까지 총 31개월 동안 갑상선암 수술 후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받은 환자 2천229명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9일 밝혔다.
의료진은 방사선요오드 치료 전후의 전해질 농도를 포함한 생화학 검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전체의 13.8%(307명)에서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했으며 이중 2%(44명)의 환자들은 입원 치료나 응급실 방문이 필요할 정도의 심각한 저나트륨혈증 증상을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저나트륨혈증이 나타난 307명의 공통점은 60세 이상의 고령, 여성, 고혈압 치료를 위한 이뇨제(thiazide) 복용, 방사선 치료 시작 당시 낮은 혈중 나트륨 농도 등이었다. 이들 요인이 심각한 저나트륨혈증을 일으키는 데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의료진은 분석했다.
보통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남아있는 암세포를 제거하기 위해 방사선 요오드 치료(방사선 동위원소 치료)를 받는다. 경구용 캡슐로 만들어진 방사성 요오드를 통해 주위 세포로 방사선을 방출함으로써 세포를 파괴하는 원리다. 이 과정에서 갑상선 조직세포의 요오드 흡수를 높이려면 1~2주간 갑상선 호르몬제 복용을 중단하고 치료 1주일 전부터 1주 후까지 총 2주간 요오드를 제한한 식사를 해야 한다.
이때 대부분 소금도 같이 제한하기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저염식 식이요법을 하게 되는데, 소금을 제한한 저염식이와 갑상선 호르몬 중단에 따른 갑상선 기능 저하증이 신장(콩팥)의 수분조절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결과적으로 몸속 수분량이 증가하게 되면서 혈액 속 나트륨량이 기준치 이하로 떨어지는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한다는 게 의료진의 설명이다.
박형천 교수는 "최근 갑상선암 수술을 받는 환자수가 늘면서 방사선 요오드 치료 중 저나트륨혈증 증상으로 갑작스럽게 경련을 일으키거나 의식을 잃어 응급실로 오는 환자도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만약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이번 연구에서 밝혀진 위험 요인에 해당한다면 방사선 요오드 치료 후 혈중 나트륨 농도를 모니터링 하면서 몸 상태를 더욱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면서 "특히 고령의 여성이라면 방사선 치료 전 이뇨제 복용 중단이 저나트륨혈증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미 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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