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가 동맥경화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나왔다.
미국 웨이크 포리스트 대학 의과대학의 캐럴 쉬블리 박사가 사람의 중년에 해당하는 암컷 원숭이 42마리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 결과 항우울제가 동맥경화 위험을 3~6배 높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6일 보도했다.
그의 연구팀은 우선 이 원숭이들에게 18개월 동안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먹이를 주고 이와 함께 우울한 행동이 나타나는지를 관찰했다.
이어 이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에만 우울증 치료에 널리 쓰이는 선별세로토닌재흡수억제제(SSRI) 계열의 항우울제 졸로프트(Zoloft)를 매일 18개월 동안 투여했다.
투여단위는 우울증 환자에게 투여되는 용량과 같았다.
결과는 항우울제가 투여된 원숭이들이 대조군 원숭이들에 비해 심장근육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에 나타난 동맥경화의 정도가 3배나 심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중에서도 우울증세를 보인 원숭이들은 동맥경화 발생 부위가 6배나 많았다.
우울증은 심장질환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울증을 치료하면 심장병 위험도 줄어드는 것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실험대상 원숭이를 암컷으로만 고른 이유는 미국에서 심장병이 여성 사망원인 1위이고 우울증 유병률이 남성보다 2배 높기 때문이라고 쉬블리 박사는 설명했다.
미국에서는 중년 여성의 약25%가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고 대부분이 SSRI계열의 항우울제를 사용하고 있는 만큼 이 동물실험 결과는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고 쉬블리 박사는 지적했다.
이 연구결과는 '심신의학'(Psychosomatic Medicine) 최신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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