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공명영상(MRI)로 알츠하이머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있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7일 헬스데이 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스위스 제네바 대학병원의 스벤 할러 박사 연구팀는 MRI의 한 종류인 뇌조직의 혈류량을 보여주는 동맥스핀라벨링(ASL-MRI)로 장차 치매로 이어질 수 있는 경도인지장애(MCI)가 나타날 것인지를 예측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밝혔다.

경도인지장애란 기억력 등의 인지기능이 떨어진 것을 본인과 주변 사람들 모두 인정하지만,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는 상태를 말한다. 그러나 이런 사람은 다른 사람에 비해 치매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할러 박사는 동맥스핀라벨링(ASL-MRI)에서 특정 뇌부위의 혈류량을 나타내는 조직관류율(perfusion rate)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나면 머지않아 경도인지장애가 온다는 예고신호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대부분 70대인 건강한 노인 148명과 경도인지장애 노인 65명을 대상으로 ASL-MRI 촬영과 함께 기억, 기획 등 여러가지 인지기능을 평가하는 표준검사를 시행하고 18개월 후 다시 인지기능을 테스트했다. 

2차 테스트에서는 건강한 노인 그룹 중 73명이의 인지기능이 저하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18개월 전에 찍었던 이들의 ASL-MRI를 경도인지장애 그룹의 것과 비교분석해 본 결과 두 그룹 모두 조직 관류율이 저하되는 비슷한 패턴이 발견됐다.

특히 공간감각, 기억 감정자극 등에 관여하는 후대상회(後帶狀回)의 조직 관류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후대상회는 뇌가 휴식을 취하는 시간에도 열심히 활동하는 이른 바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로 알려져 있는데, 이 영역의 경우 경도인지장애 환자에게서 활동이 크게 저하된 것으로 나타나며 치매 환자에게서는 더욱 두드러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할러 박사는 뇌의 조직관류율이 저하돼도 처음에는 비축된 인지력(cognitive reserve)으로 충당이 가능하지만 결국에는 인지저하로 귀결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추측하며, 후대상회의 조직관류율은 신경세포 활동과 밀접한 연관이 있어 이 부위의 혈류량이 떨어지면 신경세포의 활동도 줄어든다고 할러 박사는 설명했다.

뇌의 조직관류율이 저하돼도 처음에는 비축된 인지력(cognitive reserve)으로 충당이 가능하지만 결국에는 인지저하로 귀결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그는 추측했고, 이 결과는 ASL-MRI가 장차의 치매 위험을 예측하는 비침습적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ASL-MRI는 조영제를 투여하는 침습적 절차가 필요 없으며 단 몇 분이면 판독이 가능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아직 치매 위험을 예측할 수 있는 확실한 수단이 없어 치매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조영제를 투여해 치매 환자의 뇌세포에 나타나는 독성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노인반)가 있는지를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으로 확인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PET를 이용한 치매 진단은 논란이 되고 있다. 베타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발견되어도 반드시 치매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연구결과는 '영상의학'(Radiology) 최신호(10월7일자)에 발표됐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