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근로시간이 80시간 이상인 근로자는 주당 40시간인 법정근로시간을 지키는 근로자보다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최대 2배까지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7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홍윤철 교수팀은 국민건강영양조사(07~09년)에 참여한 평균나이 40대 중반의 직장인 8천585명(남 4천901명, 여 3천684명)을 대상으로 10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을 예측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심혈관계질환은 심장과 주요 동맥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선천적이나 후천적으로 발생하는 심장병과, 대동맥, 허파동맥, 목동맥, 뇌혈관, 신장동맥, 하지 동맥(온엉덩(장골)동맥, 넙다리(대퇴)동맥 등) 등의 주요 동맥이 막히거나 늘어나 터지는 출혈이 일어나는 질환으로 구분되며, 2009년 통계청에서 발표한 사망원인 통계에서 2위의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중증 질환이다.

연구팀은 장시간 근로의 정의를 기준근로시간의 30%를 넘어서는 '주당 52시간 이상'로 정하고, 심혈관질환을 예측하는 건강지표(나이, 성별, 총 콜레스테롤 수치, 고밀도 콜레스테롤 수치)를 바탕으로 근로시간과 심혈관질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 결과 주당 80시간 즉, 기준근로시간의 2배 이상으로 일하는 근로자는 범정근로적정시간인 주당 30~40시간 근로자에 비해 10년 내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2배 높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주당 61~70시간 근로자와 주당 71~80시간 근로자도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주당 30~40시간 근로자보다 각각 1.4배, 1.6배 상승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이 같은 특성은 여성 근로자에게서 더욱 두드러졌다.

주당 61~70시간이나 주당 80시간 이상을 일하는 여성 근로자의 경우 주당 30~40시간을 일하는 여성 근로자에 비해 심혈관질환 발생위험이 각각 2.9배, 4.7배 높았으며, 이는 남성 근로자의 1.1배, 1.5배와 비교해 크게 높은 수치였다.

연구팀은 장시간 근로가 개인 휴식시간 부족, 높은 직무요구도, 일과 가족생활의 불균형 등으로 인해 근로자의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홍윤철 교수는 "특히 여성의 경우 직장에서의 부담에다 가사 노동에 대한 부담이 가중돼 남성보다 더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근로자들의 건강을 보호하고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유도하려면 장시간 근로를 줄일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미국산업의학회지(American Journal of Industrial Medicine) 최근호에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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