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산한의원의 김영두 원장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는 천고마비의 계절이라지만 반대로 살이 안 쪄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아무리 먹어도 체중이 늘지 않는 마른 사람들의 이야기다. ‘약해 보인다’, ‘뼈 밖에 없다’는 소리를 듣기 싫어 살이 찌려고 고군분투하지만 단 1kg을 찌우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다. 남들은 조금만 잘 먹어도 살이 금방 찐다고 하는데 그 어떤 일보다도 살찌는 게 가장 어려운 마른 사람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살이 찌지 않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타고난 체질 때문이다. 기초대사량이 높은 경우 남들과 같은 양을 섭취하더라도 몸에서 소모되는 칼로리는 더 많기 때문에 남아서 축적될 겨를이 없다. 이러한 체질은 다이어트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선망의 대상이 될 지 모르나 정작 살을 찌기 원하는 경우 타고난 체질 탓에 대부분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아 애를 먹게 된다.

둘째는 식사 습관 때문이다. 마른 사람의 식생활을 들여다보면 입맛이 없어 아침식사를 거른다거나 식사를 불규칙적으로 하고 입이 짧아 숟가락을 일찍 내려놓는 경우가 다반사다. 살이 찌기 위해선 몸에 들어온 에너지원을 다 쓰고도 남아서 축적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평소 식사량이 부족해 에너지원이 한정된 경우 몸에서 사용하고 나면 축적될 것도 없으니 결국 살이 찌지 않게 된다.

셋째로 소화기의 문제다. 마른 사람들은 남들보다 피로함을 쉽게 느끼다 보니 매사에 예민해지기 쉽다. 스트레스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이로 인해 교감신경이 흥분되면서 위장기능이 저하되고 몸에 들어온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이로 인해 조금만 먹어도 배가 더부룩하거나 변비, 설사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살을 찌우려고 일부러 야식을 먹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었다가 오히려 탈이 나 고생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만일 이유 없이 갑자기 체중이 감소했다면 특정 질환 때문일 수 있다. 갑상선 기능항진증, 당뇨, 결핵, 각종 암 등의 질환이 있을 경우 갑자기 살이 빠질 수 있으므로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

항아리에 새는 곳이 있으면 아무리 물을 부어도 채워지지 않듯 살을 찌울 때도 인체에 불편한 곳이 있으면 살이 찌지 않는다. 체질개선을 위해선 먼저 몸의 불편한 곳을 먼저 치료하고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꾸준히 체중을 늘려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마른 사람들 중에 살을 찌우기 위해 일부러 야식을 먹거나 건강보조식품을 활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내 몸에 잘 맞지 않는 방법일 경우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살이 찌는 것은 살을 빼는 것보다 더 어려운 과정이므로 자신의 체력상태와 피로 정도를 살피며 진행하고 평소 여유로운 마음가짐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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