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통계청 결과에 따르면 남성 고위험 음주율은 2011년 26.5%에서 2012년 25.6%로 0.9%포인트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여성의 고위험 음주율은 6.5%에서 8.0%로 1.5%포인트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듯 한국여성의 음주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매일 소주 한 잔 이상 알코올을 섭취하는 여성은 아예 술을 마시지 않거나 적게 마시는 여성에 비해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바이러스(HPV)에 지속적으로 감염돼 있을 위험이 최대 8배나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국립암센터 암역학관리과 김미경 박사팀은 2002년~2011년 사이 국립암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여성 1만1천140명 중 고위험군 HPV감염으로 진단된922명을 음주량별로 나눠 1년과 2년을 각기 추적 조사했다. 

그 결과, 음주량이 매일 15g(소주 한 잔에 해당) 이상인 여성은 지속적으로 HPV에 감염돼 있을 위험이 최대 8.1배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6일 밝혔다.

HPV 즉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의 중요한 원인 인자로 100여 종이 넘는 인체 감염 바이러스이다. 이 바이러스는 주로 상피 내 종양 같은 전암성 병변이나 자궁경부암, 항문·생식기암을 유발하는 고위험군과 생식기 사마귀나 재발성 호흡기 유두종을 일으키는 양성병변인 저위험군이 있다. 

이번 논문에 따르면 평소 술을 마시는 여성들 가운데 HPV 양이 많은 여성은 HPV 양이 적은 여성보다 HPV 지속감염 위험이 1년 관찰에서 3배, 2년 관찰에서 8.1배 가량 각각 높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술을 마시지 않은 여성들에게서는 이런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또 술을 마시면서 HPV 양이 많은 여성은 술을 마시지 않으면서 바이러스 양이 많은 여성과 비교했을 때 1년, 2년 지속감염위험이 각각 4배, 6배 더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바이러스 양이 많은 여성이 지속적으로 술을 마시거나 많은 양의 술을 섭취했을 때 지속감염위험이 바이러스 양이 적고 술을 마시지 않는 여성보다 1년, 2년 각각 3배, 6배 더 높았으며, 특히 이런 음주량과 HPV 양의 지속감염위험 상승효과는 1년 지속감염위험보다 2년 지속감염위험에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김미경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술과 성적행동의 연관성을 관찰하지는 않았지만, 기존 연구를 볼 때 알코올 자체만으로도 면역력 저하 등을 통해 바이러스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면서 "만약 건강검진 등에서 고위험 HPV로 진단됐다면 자궁경부암 예방 차원에서라도 알코올 섭취를 자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ONE)' 최근호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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