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하게 얼굴 미용에 많이 쓰이는 보톡스 주사, 즉 보툴리눔 독소 시술법이 위암 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20일 노르웨이, 미국 등 국제 합동 연구진이 공개한 논문에 따르면 생쥐 임상실험에서 보톡스는 뇌에서 복부로 연결된 미주 신경 신호를 차단해 위암 세포의 증식 속도를 늦추는 것을 발견했다고 국제 의학 학술지 '사이언스 중개 의학저널'(Journal 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을 통해 보고했다.

보톡스는 미주 신경, 즉 10번째 뇌신경(운동 신경 말단 부위)의 아세티콜린 분비를 억제시키는 방식으로 필요부위의 근육을 마비시켜 얼굴 떨림, 눈꺼풀 경련, 근강직 치료는 물론 주름 제거, 사각턱 교정과 같은 미용 목적으로도 많이 사용되고 있는 약물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런 효과와 연계되어 위장 세포에 분포된 미주신경에도 보톡스를 주사하게 되면 암세포 증식을 돕는 신경 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을 차단함과 동시에 암세포의 발달을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것은 미주 신경을 잘라 내거나 아세틸콜린 차단 약제를 투여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효과인 것이다.

이에 논문 공동 저자인 노르웨이 과학기술대 두안 첸 교수는 "미수 신경을 차단하니 위암 종양 줄기 세포가 억제되어 암의 전이를 방지하고 치료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보톡스를 얼굴에 주사했을 시 주름이 펴지는 것 또한 아세틸콜린 차단으로 인해 얼굴 근육이 일시적으로 마비되는데 따른 효과인 것이다.

연구에 참여한 미국 컬럼비아대 암센터 티머시 왕 교수는 "우리 연구진은 암세포가 발생하고 증식하는 것과 관련 신경의 역할은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애써왔다"며, "인간이나 생쥐의 암세포는 신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고 전했다.

연구진은 보톡스 주사가 암 치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치료과정에서 수술이나 항암 화악 요법을 받지 않고도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구진은 보톡스가 위암 외에도 다른 암에는 어떤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