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안과질환으로 꼽히는 안구건조증은 눈물이 부족하거나 눈물이 지나치게 증발해 눈물 구성성분의 균형이 맞지 않아서 생기는 것으로, 안구 표면이 손상되고 눈이 시리고 자극감, 이물감, 건조감 같은 자극증상을 느끼게 되는 질환이다.

연세의대 김현창(예방의학)·이형근(안과) 교수팀과 고려의대 송종석(안과) 교수팀은 우리나라 안구건조증의 지리적, 환경적 특성을 알아보기 위해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에서 샘플로 선정된 30세 이상 1만6천431명을 대상으로 ‘안구건조증의 지역별 유병률 지도’를 광역시도 단위로 조사했다. 그 결과, 도시화가 많이 된 지역일수록 안구건조증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조사결과를 보면 울산광역시의 안구건조증 유병률이 인구 100명당 14명꼴에 달하는 13.5%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는 부산(12.5%), 대구(10.6%), 전북(9.6%), 서울(9.3%), 경기(9.0%), 경남(8.8%), 광주(8.4%), 충남(7.7%), 경북(7.4%), 인천(6.8%), 제주(6.5%), 대전(6.1%) 등의 순이었다. 반대로 유병률이 낮은 지역 3곳은 전남(4.2%), 강원(5.3%), 충북(5.6%) 순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안구건조증 유병률이 가장 높은 도시는 울산광역시인 것으로 나타난 반면 전라남도와 강원도는 안구건조증 유병률이 가장 낮은 지역에 속했다.

울산과 전남만 놓고 비교하면 약 4.5배 가량 유병률이 높은 셈이다. 시골 지역 대비 대도시 개념의 분석에서는 대도시의 안구건조증 유병률이 약 1.7배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안구건조증 증상을 경험한 주민이 가장 많은 지역은 부산광역시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경우 10명 중 2명꼴(19.9%)로 안구건조증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어 대구(17.2%), 울산(16.8%) 등의 순으로 증상 경험률이 높았다. 안구건조증 증상을 경험한 비율은 전체적으로 진단율보다 더 높았다. 

이에 비해 안구건조증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지역은 충북(10.4%)이었고,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진단된 환자보다 많았지만 지역별 추세는 비슷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안구건조증은 직장생활 중 적절한 습도 유지와 휴식을 통해 눈의 피로를 덜어줌으로써 증상이 개선될 수 있다. 또한 안경착용, 수분섭취, 눈 근육 운동을 통해 개선될 수 있지만 증상이 계속될 때는 인공눈물 사용과 함께 안과전문의를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게 바람직하다.

연세의대 김현창 교수는 "우리나라 내에서도 지역적으로 안구건조증 유병률에 큰 차이가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한 데 의미가 있다"면서 "안구건조증 유병률이 높은 지역의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만큼 안구건조증을 포함한 환경성 안질환의 예방을 위해 지역별로 특화된 대책을 세우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