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치매 환자 수 증가 전망
대표적 치매질환인 알츠하이머병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APOE'라는 단백질이 전혀 없어도 뇌 기능은 정상이라는 사례를 담은 논문이 미국의학회(AMA)가 발간하는 신경의학 저널 '자마 뉴놀로지'를 통해 11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으로 매우 서서히 발병하여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경과가 특징적이다. 초기에는 최근 일에 대한 기억에 문제를 보이다가 점차 언어기능, 판단력 등 다른 여러 인지기능의 이상을 동반하다 결국 모든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이런 알츠하이머병 등의 치매 질환 치료에 가능성을 제시한 이 논문은 캘리포니아대(UC) 샌프란시스코의 메리 멀로이 교수 등이 손, 팔꿈치, 귀, 발 등에 고름이 찬 물집이 생기고 피부가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호소한 40세 남성의 증례를 바탕으로 연구되었으며, 이 환자는 희귀한 유전질환으로 콜레스테롤 수치가 매우 높았고 APOE 유전자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유전자에 'APOE4'라는 이름이 붙은 변이가 생긴 사람은 알츠하이머병 발병 확률이 높다.

그런데 이 환자는 두뇌나 눈의 기능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이는 똑같은 이름이 붙은 관련 유전자의 기능을 비활성화 하더라도 기억이나 사고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멀로이 교수는 "뇌의 APOE4 수준을 최소화함으로써 알츠하이머병이나 다른 인지장애 질환을 치료할 길이 열릴 수도 있다"며 "이 환자를 관찰한 결과는 이런 전략이 진지하게 고려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APOE4 수준을 최소화하는 데 따른 잠재적 위험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질병의 사례를 볼 때 대사 과정에 매우 중복이 많아서 한 가지가 없으면 다른 것으로 대신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며 "APOE가 있는 이유가 있지만 이를 피해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즉 뇌 부위에서 APOE4 수준을 억제하는 기법을 개발하면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 치료에 획기적인 진전이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국제알츠하이머병협회(ADI)에 따르면 작년 전세계의 치매 환자는 4천440만명으로 추산되며, 2030년에는 7천560만명, 2050년에는 1억3천5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