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병원 윤영호 교수
병리학적으로 ‘말기암’은 암세포의 전이가 광범위하게 일어난 것에 덧붙여, 호흡곤란과 현저한 쇠약 등의 임상적으로도 중태의 경우로 수개월 내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말기암 선고를 받은 환자들은 생명연장을 위한 치료보다는 삶의 마무리를 준비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암환자와 가족들의 상당수는 ‘말기암’이란 용어를 이런 시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생명연장의 끈을 놓지 못한 체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등의 치료를 지속하다 결국 고통 속에 세상을 뜨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서울대학교병원 윤영호 교수와 이준구 전문의가 국내 17개 병원의 암환자(1천242명), 가족(1천289명), 암전문의(303명), 일반인(1천6명) 등 3천84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말기암' 선고에 대해 6개월 이내에 사망할 수 있는 시한부 선고로 본다는 응답은 45.6%에 그쳤다.

이처럼 응답자들은 의학적으로 말기암을 해석하고 있지 않았으며, 말기암에 대한 명확한 정이가 확립돼 있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이러한 판단오류는 단순히 용어에 대한 해석을 넘어 후에 환자와 가족들 간 의사결정에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호 교수는 "말기암에 대한 해석 차이는 말기 통보나 연명의료 등의 과정에서 잘못된 의사결정과 심각한 갈등요인이 될 수 있다"면서 "의료진을 포함한 전문가 집단은 말기암의 명확한 정의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환자와 가족에게 말기암을 보다 세심하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논문은 국제학술지 '의료의사결정(Medical Decision Making)' 최근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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