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아산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양석균 교수(왼쪽)와 울산의대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송규영 교수(오른쪽)
10일 국내 의료 연구진은 '백혈구 감소증'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서울아산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양석균 교수팀과 울산의대 생화학분자생물학교실 송규영 교수팀은 면역억제제를 사용할 때 가장 흔히 나타나는 부작용인 '백혈구 감소증'의 특이 유전자 'NUDT15'를 면역억제제를 사용해 치료하는 크론병 환자 978명의 게놈 유전자 분석을 통해 발견했다.

백혈구 감소증은 혈중 백혈구 수치가 정상수치 이하로 감소되어 있는 상태를 말하며 희귀 면역질환자나 장기이식 수술환자가 복용하게 되는 면역억제제의 치명적인 부작용이다.

'NUDT15'는 유전자 한 쌍 모두에 변이가 있는 크론병 환자의 경우 백혈구 감소증은 100% 나타났으며 전신 탈모와 같은 심각한 부작용으로 이어졌고 유전자 변이를 한 쌍 중 1개만 갖고 있거나 변이가 없는 경우에는 백혈구 감소증 발생률이 각각 75.6%, 25.3%로 낮게 나타났다. 이런 부작용은 서양인에게서도 똑같이 관찰되었는데 이는 공동 연구기관인 미국 시다스 사이나이 병원의 조사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기관 전체에 걸쳐 어느 무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즘성 장질환으로 복통, 설사, 혈변 등을 유발한다. 아직 완치법이 없어 면역억제제와 항생제 등을 사용해 조직 손상을 최소화 하는 수준의 치료만 진행 해왔다.

크론병 치료에 쓰이는 면역억제제는 궤양성 대장염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이나 루푸스와 같은 류머티스성 질환, 장기이식 후 면역억제, 특발성 혈소판 감소증과 같은 혈액질환 등 다양한 면역 관련 질환에서 핵심 치료제로 사용되지만, 백혈구감소증이 생기면 패혈증 등의 심각한 감염이 뒤따르고 심하면 사망까지 이르게 되기 때문에 백혈구감소증이 심해지면 더는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지 못했다. 

양 교수는 "면역억제제를 사용하기에 앞서 'NUDT15' 유전자 변이 여부를 검사하면 면역억제제 사용 가능성 여부를 사전에 판별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개별 환자에게 맞는 적절한 용량을 처방함으로써 백혈구감소증의 발생 위험도를 낮추면서 치료 효과는 높이는 맞춤치료가 가능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미래부의 중견연구자지원사업과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고, 연구결과는 유전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Nature Genetics)’ 11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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