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알츠하이머 환자의 세포 내 특정 효소의 기전을 규명해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의 새로운 길을 열었다.

경북대 배재성 교수와 진희경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 연구진은 알츠하이머병과 연관된 스핑고지질(세포막을 구성하는 지질 중 하나로 세포 활성을 조절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 효소 ASM(Acid sphingomyelinase)이 알츠하이머병의 진행과 관계된 인자임을 새롭게 규명해 알츠하이머병을 위한 효소 기반 치료법 개발의 초석을 마련했다.

ASM은 스핑고지질 대사 효소 중 하나로 스핑고마이엘린(sphingomyelin)을 세라마이드(ceramide)로 전환한다. ASM은 뇌조직에 풍부하게 존재한다고 알려졌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의 가장 큰 원인이 되는 병으로 현재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이나 치료법에 대한 연구는 미약한 상태다.

연구팀은 정상인에 비해 알츠하이머 환자의 혈액에서 ASM 효소가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그리고 증가한 ASM을 억제하니 세포 내 이물제거과정(자가포식작용)이 향상돼 독성 아밀로이드 축적이 줄고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을 관찰했다.

알츠하이머병에서 비정상적인 세포 내 이물제거과정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은 전에도 보고가 되었으나 그 원인을 명확히 밝히지 못했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활성화된 ASM 효소가 그 비정상 현상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알츠하이머 환자의 섬유아세포를 이용해 유도만능줄기세포(iPSC) 유래 신경세포 제작에 성공, 환자의 신경세포를 재구현함으로써 환자의 신경세포가 정상인의 신경세포에 비해 ASM 효소 활성이 증가돼 있는 현상을 확인했다.

ASM 효소의 활성 조절이 신경세포 손상을 억제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배재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알츠하이머병의 새로운 병인을 찾고 유도 만능줄기세포 유래 환자 신경세포에서 기전 검증을 수행함으로써 향후 임상 적용할 수 있는 알츠하이머병의 치료법 개발을 위한 새로운 타깃을 제시했다"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의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연구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 저명 학술지인 저널 오브 익스페리먼털 메디신 21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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