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을 앞둔 말기 암환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에 가장 큰 난관은 환자와 가족간 의견 불일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연구팀(윤영호·안아름 교수, 이준구 전문의)은 국립암센터와 함께 국내 11개 대학병원에서 치료받은 18세 이상 말기 암환자와 가족 359쌍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을 두고 환자와 가족간 의견일치를 본 경우가 48.2%에 그쳤다고 24일 밝혔다.
환자와 가족에 대한 각각의 조사에서는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이용하겠다는 응답이 환자의 38.2%, 가족의 51.5%로 집계됐다. 말기암환자의 치료를 두고 환자와 그 가족간 의견이 상당수 다르고, 이견조율도 잘 이뤄지지 않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원치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 정보부족(환자 46.6%, 가족 40.8%) ▲ 환자의 거부(환자 27.9%, 가족 17.8%) ▲ 비용 부담(환자 7.7%, 가족 11.5%) ▲ 가족의 거부(환자 5.9%, 가족 10.9%) ▲ 호스피스완화의료 제공 기관의 부족(환자 1.8%, 가족 2.3%) 등의 순이었다.
연구팀은 또 359쌍의 암환자와 가족 중 환자가 사망한 후 257명의 가족에게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실제로 이용했는지를 추가로 물었다. 이 결과 40.5%의 가족이 호스피스완화의료기관을 이용했다고 답했다.
이 응답자들이 호스피스의료기관을 이용하지 않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 정보의 부족(27.1%) ▲ 적극적 항암 치료를 위해(14.3%) ▲ 가족과 떨어지기 싫어서(12%) 등의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눈길을 끄는 건 가족이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원할 경우 그렇지 않은 가족보다 환자가 호스피스완화의료 서비스를 받는 비율이 2.67배 높았다는 점이다. 이는 말기 암환자의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에 가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윤영호 교수는 "호스피스완화의료 이용에 가족이 결정적 역할을 하지만 실제로는 환자와 가족 간 의견 불일치가 심각하다"면서 "대화를 통해 환자와 가족 간 의견 불일치를 줄이고, 의료기관은 환자와 가족에게 호스피스완화의료에 대한 설명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완화의학(Palliative Medicine) 7월호에 게재됐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