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본부는 14일 '지역사회 폐렴환자 폐렴구균의 혈청형 분포 및 항생제 내성 현황' 보고서를 공개했다.
▲ 국내 폐렴구균 항생제별 내성률(2009~2013년) |
이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견된 폐렴구균의 80%는 3가지 종류 이상의 항생제에 반응하지 않는 이른바 '다제내성'으로 확인됐다. 특히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3세대 항생제들에 대한 내성률조차 높은 수준으로, 갈수록 폐렴 치료가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렴구균은 폐렴·축농증(부비동염)·중이염·수막염 등 급성 감염질환의 원인으로,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와 노인에게 치명적이다.
이에 따르면 2009~2013년 방사선 검사로 폐 감염이 확인된 폐렴 환자들의 객담(가래)에서 분리한 폐렴구균 109건을 정밀 분석한 결과, 79.6%가 3종 이상의 항생제에 동시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으로 분류됐다.
16가지 항생제의 개별 내성률을 보면, 에리트로마이신(84.3%)·아지트로마이신(83.3%)·테트라사이클린(78.7%)·메로페넴(73.1%)·클린다마이신(68.5%)·트리메소프림-설파메톡사졸 복합제(57.4%)가 모두 50%를 넘고, 높게는 80%를 웃도는 일도 있었다.
3세대 세팔로스포린계 항생제인 세파클러(79.6%)·세프록심(63.0%)·세페핌(46.3%)·세프트리악손(28.7%)·세포탁심(25.9%)의 내성률 역시 낮은 수준이 아니었다.
베타-락탐(β-lactam)계 페니실린 내성률은 35.2%, 같은 계열 중 최근 호흡기환자에 대한 처방률이 크게 높아진 아목시실린- 클라불라네이트 복합제는 38.9% 정도였다. 이 밖에 클로람페니콜과 레보플록사신의 내성률은 각 23.1%, 1.9%로 조사됐다.
다만, 이번 연구에서 반코마이신(vancomycin)이 듣지 않는 폐렴구균은 발견되지 않았다.
폐렴구균 종류(혈청형)에 따른 내성률을 분석한 결과, 6A·6B·11A·19A·19F·23F·35B 혈청형 폐렴구균은 다제내성률이 100%에 이르렀고, 23A 역시 80%로 높았다.
109건의 폐렴구균 가운데 19F·19A·11A·3·6A·6B·23F·23A 순서로 비중이 크고 이 9가지 종류가 전체의 66%를 차지하는 '우세 혈청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에서 가장 많이 퍼진 폐렴구균 대부분에 3가지 이상 항생제가 듣지 않는다는 얘기이다. 혈청형 '3' 정도만 다제내성률(14.3%)이 비교적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배송미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 감염병센터 연구원은 "3종 이상의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다제내성균의 비율이 다른 나라들에 비해 매우 높다"며 "일반적으로 폐렴 치료에 자주 사용되는 항생제들과 경구용 세프록심의 내성률이 매우 높고, 3세대 세프트리악손·세포탁심의 내성률도 올라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서 국립보건연구원은 "많은 나라에서 폐렴구균 예방접종 프로그램 도입으로 '백신이 작용하지 않는 혈청형과 다제내성균 증가'라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타났다"며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소아 대상 폐렴구균 예방접종 사업 등이 시작된 만큼 지속적으로 페렴구균 혈청형과 내성률을 조사·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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