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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료관광은 고용창출과 고부가가치의 산업으로 각광 받으며 정부가 매년 상당한 예산을 투입해 육성하며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는 신성장동력 가운데 하나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한국관광공사에서 의료관광을 전담하고 있는 의료관광센터가 '의료관광사업단'으로 승격되면서 올해 11만명의 의료관광객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는 정부의 목표달성에도 탄력이 붙게 됐다.
재경일보는 의료관광사업단을 맡아 진두지휘를 하고 있는 진수남(사진) 단장을 만나 한국 의료관광의 현주소를 들어보고 향후 과제를 진단해 봤다.
지난주에도 한국관광공사 이참 사장과 함께 러시아 의료관광객 유치의 전진기지가 될 블라디보스토크를 찾아 U-헬스센터를 오픈하고 재반시설을 둘러보고 왔다는 진수남 단장은 하루가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고 한다.
이날도 출장 준비로 바빴던 진 단장은 한국관광공사가 보유하고 있는 세계 27개 지사의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의료관광의 포지셔닝에 노력하고 있다는 말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 한국의료관광, 세계인에게 '감동'으로 어필할 것
그는 "우리나라를 고객중심의 ‘감동을 주는 의료관광 최적지’로 특화 하려는 중장기적인 노력이 꾸준히 병행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무료로 난치 어린이나 환자들을 치료해주는 나눔 의료관광을 실시하고 있다"고 주요 사업에 대해 설명했다.
'나눔 의료관광'이란 해외에서 치료가 어려운 환자들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한국으로 데려와 무료로 치료와 관광도 시켜주는 것으로, 공사는 이 때 현지언론인도 동행시켜, 한국의 의료관광을 현지에 소개하도록 하는 형태의 프로그램이다.
이에 대해 진 단장은 "지난해 러시아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일명 언청이라 불리는 '구순구개열' 환자를 동아대병원에서 무료시술 후 관광까지 시켜준 미담이 러시아 유력 방송매체인 NTV에서 저녁 9시 뉴스를 통해 소갰됐다"면서 "당시 '기적이 일어나다, 아름다운 의료관광의 나라 한국'이라는 제목으로 이틀에 걸쳐 러시아 전역에 보도돼, 현지인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전해 한국의료 관광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심어 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 다양한 상품 개발로 돌파구 찾아야
진 단장은 올해 의료관광사업단이 추진할 주요 업무 가운데 중요한 부분이 ‘상품개발’이라고 말했다. 의료서비스는 무형적고, 생산되는 대로 소비가 이루어지는 동시성을 가지고 있고, 재고가 쌓이지 못하는 소멸성 때문에 의료관광 상품개발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조직이 단으로 확대 개편되면서 사업영역이 확장돼, 그 동안 양방위주의 상품 개발에서 올해는 한방과 웰리스, 메디컬스파 등을 총 망라해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홍보할 예정이다"고 진 단장은 설명했다. 이어 "현재는 아시아를 중심으로 피부미용이 뜨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상품이) 부족하기 때문에, 다양한 분야에 걸쳐 상품을 연구하고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의료관광의 과제에 대해서 진수남 단장은 "지자체의 유료관광사업을 활성화 할 필요가 있다"며 "규제 일변도의 제재보다는 규제를 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해외환자유치업체, 경쟁력 확보가 관건
그는 또 "해외환자유치업체들의 전문성 배양이 중요한데, 무조건 보조금을 주는 방식보다는 스스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적자생존의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며 영세한 우리나라 해외환자유치업체의 체질개선에 대해 말을 이었다.
진 단장은 “유치전문업체의 육성도 필요하지만, 잘하는 곳은 성장하고 못하는 곳은 도태되는 것이 한국의료관광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다. 스스로 경쟁력을 높이려고 노력하는 업체를 더욱 육성하는 쪽으로 정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 역설했다.
◆ 의료기관-유치업체, 당장 수익에 급급해선 안돼
현재 커지고 있는 중국시장에 대해 진수남 단장은 "외국인환자유치업체는 물론 의료기관들이 당장의 수익에 급급해 한탕주의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지적하며 "중국의 성장세가 무서운데, 우리도 현실에 안주해서는 안되며 피부미용이나 성형 등에서 특화 상품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진 단장은 한국의료관광 발전을 위한 제언으로 “국내 의료기관과 해외환자유치업체 간 활발한 모임을 통해 상품에 대해 의논하고 개발해야 한다”며 “정부는 그런 소통의 자리를 마련해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은 물론 마케팅의 어려움을 개선해주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설정해, 잘 하는 업체는 발굴해 적극적인 홍보도 지원해야 하다는 것이 진 단장의 생각이다.
인터뷰 내내 진수남 단장에게서는 한국의료관광의 가능성에 대한 강한 신뢰는 느낄 수 있었다. “세계최고 수준의 의료기술과 잠재력을 가진 한국의료관광은 앞으로 우리나라 경제를 살찌우고 국제사회에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것은 물론, 세계와 소통하는 통로가 될 것”이라는 그의 말이 현실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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