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한번쯤 살아오면서 코피를 흘려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한방에서 어린이는 양의 기운이 많아 일년에 한두 번 코피가 날 수 있다. 보통 저절로 멈춰 별 문제가 되지 않으나, 한 달에 몇 번씩 코피를 흘리면 치료가 필요하다.
◆ 소아에게 잘 나타나는 코피
코피는 연령, 성별에 관계없이 여러 가지 원인이 있으며 특히 소아에서 많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코피는 비강 앞부분에 동맥혈의 모세혈관이 모여 있는 부위에서 일어나며, 대개 코를 후비거나 코를 지나치게 세게 풀어서 생기는 경우가 많으며 감기나 독감, 알레르기성 비염 등의 질환에 의해 점막에 염증이 생겼을 때 잘 발생한다.
아이들이 감기나 비염 등이 있는 경우 코가 답답하면 무의식적으로 손으로 문지르거나 후벼서 코피가 나는 경우가 많다.
또 비강점막이 건조해서 코딱지가 생긴 경우, 이 코딱지가 점막의 모세혈관을 자극하여 모세혈관이 터지면서 코피가 나는 경우도 있다. 성인의 경우에는 고혈압으로 인해 콧속 동맥이 터져 코피가 날 수 있다.
◆ 코피의 한의학적 원인과 치료
한의학에서는 코피를 그 원인에 따라 분류한다.
가장 큰 원인으로는 몸에 열이 많아 코피가 나는 경우로, 한 곳에 가만히 있거나 집중을 잘 못하고 감기에 걸리면 목감기와 열감기를 잘 앓고, 밤에 식은 땀을 흘리거나 잠꼬대를 많이 하고 이불 덮기를 싫어하는 아이가 이런 경우에 해당한다.
이처럼 열이 성해서 코피가 나는 경우에는 열을 식히고, 정체된 혈을 운행시키기 위한 약을 주로 쓴다.
하지만 체질적으로 열이 많지 않아도 과로나 스트레스로 인해 생긴 허열이 인체 상부로 상승해서 코 안의 약한 모세혈관에서 출혈이 일어 코피가 날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위장을 튼튼하게 하는 약재를 쓰며 열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맞지 않은 녹용이나 인삼도 허약해 코피를 쏟는 경우에는 오히려 도움이 되므로 때에 따라 이를 처방한다.
코피의 다른 원인으로는 혈관이 약해 혈액을 담고 있지 못한 경우로, 조금의 충격에도 쉽게 코피가 왈칵 쏟아질 수 있는데 이럴 때는 몸의 기를 보하는 방법으로 치료하게 된다.
또, 몸 속 기운이 제대로 운행되지 않고 막히는 울체 현상으로 인해 코피가 날 수 있는데, 이 때는 땀을 배출하는 발한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
◆ 코피가 날 때 응급치료
▲ 먼저 환자를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긴장하면 혈압이 상승하여 출혈이 더 많아진다. 특히 소아의 경우에는 피를 보면 극도로 두려움을 느낄 수도 있으므로 가족이나 보호자가 서둘지 않고 침착한 모습을 보여 아이가 안정을 되찾도록 해야 한다.
▲ 코피가 나는 쪽 콧구멍에 환자의 새끼손가락 크기의 바셀린을 묻힌 솜을 말아 1~2cm정도 밀어 넣고, 엄지손가락과 둘째손가락으로 코 아래 연골부분(콧방울)을 4~5분 이상 양쪽으로 감싸 누르고 있으면 멈출 수 있다.
▲ 고개를 앞으로 숙이고 얼음이나 찬물 찜질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코에서 입 속으로 피가 흘러내릴 수 있는데 이때 피를 삼키면 구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피를 삼키지 말고 뱉어내도록 한다.
▲ 10분 이상 지혈이 되지 않는다면 가까운 병원에 내원하도록 한다.
코모코한의원 차은석 원장은 “요즘처럼 기온이 뚝 떨어지는 겨울철에는 장기간 외출은 아이의 연약한 코 점막을 자극하게 된다. 특히 평소 허약한 체질의 아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겨울철의 찬 공기가 콧속으로 들어오면 이에 대한 대처로 따뜻한 혈액이 몰리면서 평소 약한 혈관이 터지게 되므로, 찬 공기에 장기간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 원장은 “연근은 혈액을 맑게 하고 지혈하는 효과도 있으며, 칡즙은 몸 속 열을 식혀주므로 가정에서 평소 즙을 내어 먹거나 요리를 해 먹으면 코피가 나지 않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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