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앙대용산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 |
잦은 술자리가 왜 피부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지 최근 중앙대용산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팀은 실험을 통해 그 이유를 밝혀냈다.
김범준 교수팀은 평균 나이 32.3세의 건강한 성인 남자 16명을 대상으로 ‘알코올 섭취가 피부 생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실험 내용의 논문을 발표했다.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주를 1병씩 마신 6명의 사람과 생리식염수를 섭취한 6명의 사람의 피부 상태를 비했다.
술을 마신 사람은 식염수를 마신 사람에 비해 30분 뒤 평균체온이 떨어지고, 얼굴의 홍조를 띄며, 경피수분손실량(피부를 통해 밖으로 수분이 빠져나가는 정도)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pH(피부산도)가 증가하고 피지량은 감소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술을 마시면 얼굴은 붉어지고 혈액순환이 빨라지면서 덥게 느끼게 되는데, 실제로는 몸속의 따뜻한 열을 외부로 빼앗기는 것이다.
즉 술을 마시면 몸에서 열이 난다고 느끼지만 사실 열 손실이 증가해 실제 체온은 내려가는 것이다. 그래서 추운 겨울 지나치게 술을 마시면 자칫 저체온증으로 위험한 상황에 빠질 수도 있다.
또한 술을 많이 마시면 경피수분손실량이 증가해 피부 건조증을 유발하고 심하면 피부염증을 일으킬 수 있다.
더불어 pH(피부산도)의 증가와 함께 땀 발생이 늘어나 약산성을 소실하게 된다. 피부는 점차 중성 혹은 알칼리화 되면서 피부의 산도가 깨어지게 되고 이로 인해 피부의 면역상태는 저하돼 작은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커지거나 곪게 되는 것을 자주 보게 된다.
또한 과도한 음주는 피부면역 저하로 입술주변에 헤르페스와 같은 바이러스가 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러한 수분소실과 피부산도의 변화, 피부면역의 저하는 아토피피부염과 습진, 지루피부염 등의 염증성 피부질환들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소주나 맥주, 양주 등 대부분의 술은 분명 물이 주요 구성성분이지만 과도하게 마시면 이뇨작용으로 인해 소변을 자주 보게 하고, 땀 분비량을 늘리고, 술을 분해하면서 몸속에 남아있는 물을 소모하며, 피부를 통한 수분배출을 늘려서 결국은 탈수상태가 되게 된다.
술을 마신 후에 목이 마른 이유는 이러한 요인들 때문이다. 거칠어진 피부상태는 특히 겨울에는 더 피부를 약하게 만들어서 잔 주름이 늘어나게 되고, 탄력은 떨어지게 만들어 피부노화를 촉진한다.
중앙대용산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는 “겨울철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셔야 한다면 이뇨작용이 있는 카페인 함유음료(녹차나 우롱차 등)는 피하고, 가급적 물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비타민 C는 알코올 분해와 피부재생에 조효소로 작용하므로 비타민이 많이 들어간 야채나 과일을 함께 먹는 것이 피부노화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고 설명한다.
또한, 알코올 분해촉진 음료들은 음주 전에 마시면 주량을 늘릴 수 있으므로 음주 후에 마시는 것이 추천된다. 술 마신 다음 날에는 이온음료를 마시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 이는 전해질 불균형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술을 마실 때는 이온음료 등과 함께 마시지 말아야 한다.
한편, 김범준 교수팀의 이번 연구 논문은 대한피부과학회지 12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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