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아기를 낳은 후 우울증을 겪는 여성의 문제가 사회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산후우울증은 말 그대로 출산 후 겪는 우울증인데, 보통 산욕기라 불리는 출산 후 4주~6주 동안 우울한 기분, 심한 불안감, 불면, 과도한 체중변화, 의욕 저하, 집중력 저하, 죄책감 등을 경험하게 된다.
대부분 한달 이내에 자연적으로 사라지지만 심각한 경우 장기간 우울증이 진행되면서 산모 자신은 물론 아기와 다른 가족관계에게까지 심각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 우울증 경험한 적 있는 산모에게 쉽게 발병
산후우울증은 일반적으로 산모 10명 중 5~8명이 경험하는 질병으로써 특히 초산인 경우 더 쉽게 발병한다.
대부분 2주 이내에 증상이 사라져 정상적인 정서 상태로 돌아온다.
산후 우울증의 정확한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출산과정에서 생기는 스트레스와 호르몬의 변화, 부모 역할에 대한 부적응 등의 신체·정신적 이유로 인해 발병하는 경우가 많다.
또 이전에 우울증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임신 기간 중 정서적으로 불안함을 느낀 경우, 평소 월경 전 증후군을 앓았거나 갑상선 기능에 이상이 있는 사람의 경우 산후우울증의 위험이 높아진다.
◆ 아이 신체 정서 발달에 악영향
미국 소아과협회는 산후우울증을 겪은 산모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발달장애와 사회성 저하를 가져온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또한 과거 영국 사우샘프턴대학 연구팀은 우울증에 시달린 엄마에게서 태어난 아기는 그렇지 않은 아기들에 비해 수면패턴이 불안한 증세를 겪는다고 밝힌 적이 있다.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오랜 시간 수면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아지며 나아가 정서상의 문제로 인해 부정적인 행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언어발달 능력에도 지장을 초래해 소통에 문제가 생기고 학습 능력과 신체발달도 느려지는 등의 결과를 초래한다.
엄마의 우울증이 지속되어 아이의 양육을 게을리 했거나 엄마와 아이간의 애착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하면 아이에게서 ‘반응성애착장애’라는 발달장애를 가져와 자폐나 주의력결핍과다행동장애(ADHD)와 같은 증상을 보이게 된다.
◆ 주변의 따뜻한 관심·사랑 필요
대부분의 산후우울증은 출산 후 2주 내에 아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며 극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증세가 오랫동안 유지되고 심각하다고 생각될 경우 전문가와 상담해 항우울제 등의 약물치료를 받거나 심리상담, 정신치료를 받게 된다.
산후우울증은 산모뿐 아니라 가족들과 갈등을 일으키면서 가족 모두가 불행해지는 일이 벌어질 수 있으므로 가족들의 세심한 관심과 보살핌이 가장 중요하다.
남편의 역할로는 임신과 출산의 과정을 잘 겪어준 아내에게 감사함을 표현하며 육아를 함께하여 아내의 육아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줄 필요가 있다.
충분한 영양섭취와 휴식으로 피로를 줄이는 등 산모 스스로 우울증을 이기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수원 강남여성병원 성영모 원장은 “산후우울증은 아기와 산모, 그리고 가족 모두가 힘들어지는 병이므로 예방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올바른 산후 관리법으로 산모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을 지켜줘야 한다. 출산 직후 현저히 떨어진 면역력을 원상태로 돌리기 위한 충분한 휴식과 고른 영양섭취가 필요한데, 생선, 달걀, 우유, 콩제품, 녹황색 채소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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