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주부 김씨는 정확했던 월경 날짜가 3개월 전부터는 5-6일씩 늦어지고, 급격히 줄어 들기 시작하더니 한 달 전에는 아예 월경을 하지 않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얼굴도 화끈거리고, 자주 빨개져서 화장을 두껍게 해도 얼굴의 붉은 색은 가려지지가 않았다. 잠을 설치는 날도 많아지고 두통에 기억력 감퇴까지 줄줄이 나타나 왠지 모를 불안감으로 우울해지기까지 했다.
이러한 증상들이 나타나는 시기가 폐경이행기다. 폐경이행기는 신체적, 정신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폐경 이행기를 맞고 있는 여성들은 다양하게 나타나는 폐경 증상에 대한치료법과 정신적 안정을 찾는 대응법 등을 사전에 알아두는 것이 필요하다. 호르몬 치료는 대부분 60세 이후 늦은 나이에 치료를 시작하는 사람이나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에게서 부작용이 높게 나타나기 때문에, 폐경 이행기에 조기 호르몬 치료를 시작하면 부작용 위험이 줄어들고 치료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고 설명한다.
폐경이행기 이후 폐경까지는 최소 2.6~3.3년이 걸리며 45세 이상의 여성이 1년간 무월경이었다면 폐경이 될 확률은 90%다.
폐경 이행기 여성에서 비정상적인 자궁출혈은 흔하게 나타나는데, 이와 함께 자궁내막증식증의 위험도 증가하게 됨으로 조기에 산부인과에서 상담하는 것이 좋다.
열성홍조는 폐경 이행기 호르몬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행기 전이나 시작할 때 이미 약 39% 정도 증상이 나타나며, 후기에는 최고 63%가 증상을 느낀다고 한다.
우울증도 높게 나타난다.
과거에 우울증세가 없었던 폐경 전의 여성들을 상대로 8년간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폐경 이행기 때 우울증의 진단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면장애도 폐경기 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행기 초기에 32-40%, 후기에는 38-46%의 빈도로 나타났다.
폐경기에는 여성 호르몬의 결핍으로 질의 위축이 일어나 질 건조감이나 가려움, 성교통증 등도 흔히 나타나는 증상이다. 연구에 의하면 폐경 이행기 초기에는 4%였던 것이 이행기 후기 21%-폐경 후 3년간 47%의 빈도로 증상이 나타났다.
▲ 치료와 대응법
치료법으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이 호르몬 요법이다.
심혈관계 질환이나 유방암, 정맥 혈전 색전증 등 위험요소가 없는 폐경 이행기 여성에게는 낮은 용량의 호르몬을 단기간 사용하는 치료법이 사용된다.
폐경이행기에 사용되는 호르몬 요법으로는 저용량 경구피임약, 폐경 후 호르몬 요법 등이 있다.
저용량 경구피임약은 흡연을 하지 않는 폐경 이행기 여성 중 자궁출혈이 있는 경우 사용된다.
먹는 경구피임약에는 표준 용량 호르몬 요법보다 높은 에스트로겐 및 프로게스틴이 있어 시상하부-뇌하수체-난소축을 억제해 피임 효과와 더불어 출혈이 억제될 뿐 아니라 폐경 증상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단, 흡연이나 고혈압, 당뇨, 편두통과 같은 심혈관계 위험성이 있는 여성은 사용하면 안된다. 비만한 폐경기 여성도 정맥 혈전색전증의 위험성이 그렇지 않은 폐경기 여성에 비해 2배 이상 높아 피해야 한다.
폐경 후 사용되는 호르몬 요법은 여성호르몬을 보충해주는 치료법이라고 설명할 수 있다. 폐경기 부족한 여성호르몬을 보충해주기 때문에 폐경기 증상을 전반적으로 호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특히 혈관 운동성 증상에 가장 효과적이어 열성 홍조의 빈도와 강도를 감소시킨다. 또 우울감 조절은 물론 비뇨생식기 위축 증상에도 효과적을 작용한다.
폐경 이행기 때에는 호르몬 요법을 통한 치료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안정을 위한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이 시기는 갑작스러운 폐경으로 인해 심리적인 박탈감이 커 심리적 불안이 커지고 불안감과 의욕 저하, 심한 경우는 우울증이 나타난다. 이럴 때는 가족과 소통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좋다.
폐경 이행기에 흔히 나타나는 열성 홍조증이나 우울감은 규칙적인 운동으로 어느 정도 감소시킬 수 있다.
수영, 에어로빅과 같은 유산소 운동은 기분을 상승시켜 긴장을 줄여 줌으로써 불안감과 우울증을 해소해 도움이 되므로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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