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진한 교수
소아의 급성 세균성 호흡기 감염의 중요한 원인균인 인플루엔자균(Hemophilus Influenzae)에 대한 국내 역학 연구의 결과, 인플루엔자균 보균율이 현저히 증가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어린 소아 비강 내 비피막형 인플루엔자균(non-typable H. influenza: NTHi)에 대한 항생제 내성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강진한 교수팀이 지난 20일 한국소아감염병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했다.

가톨릭의대, 제주의대, 이화의대의 소아청소년학과 연구팀과 함께 조사시점으로부터 최근 2주간 항생제 노출이 없었던 5세 미만의 건강한 소아 386명을 대상으로 비강 내 인플루엔자 균을 분리해 조사했다.

그 결과, 건강한 소아의 비강 내 상주하는 인플루엔자균 보균율이 2001년에 대한소아과학회지에 발표된 13.4%에 비해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한 31.9%로 나타났다.

또한 인플루엔자균은 대부분(99%)은 비피막형 인플루엔자균, 즉 NTHi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비피막형 인플루엔자균(NTHi균)은 여러 항생제에 내성이 높다.

특히 일본 등 해외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러한 다제 내성 발생 원인이  기존의 베타 락타마제 생성에 의한 내성 기전 외에 PBP3 변형(페니실린 결합 단백질의 변형)에 의한 내성 기전이 추가된 것이며, 빠른 내성균 확산이 확인된 것이다. 

이러한 내성 문제는 2006년 급성 호흡기 환자로부터 분리된 인플루엔자균을 대상으로 국립보건연구원 급성호흡기 세균과에서 실시한 NTHi균의 내성 연구 결과(2010년 국제학술지 발표)와 비교해 확연한 증가세를 보였다.

즉, NTHi균 1차 치료 항생제(암피실린)에 대한 내성 발현율은 국립보건원 연구결과인 6.1%에서 40.2%로 5년 새 약 6배 이상, 2차 치료 항생제(아목시실린 클래브라나트)에 대해서는 5.2%에서 24.6%로 5배 이상 증가했고, 항생제 내성 정도도 높게 나타나 NTHi균의 항생제 내성의 강도도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NTHi균은 상기도에 상주균으로 존재하다가 여러 요인에 의해 국소 방어 능력이 떨어지면 중이염, 폐렴, 부비동염 등의 급성 호흡기 감염과, 경우에 따라 뇌수막염, 패혈증 등의 침습성 질환을 일으킨다. 

특히 피막이 없는 NTHi균은 폐렴구균과 함께 치료가 어려운 재발성 급성중이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균 중 하나다.(세균성 중이염원인 약 40%를 차지함)  

비강 내 상주하는 NTHi균 보균율의 증가는 잠재적으로 향후 국내 어린 소아에서 NTHi균 감염에 의한 질환 발생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NTHi균 감염에 의한 질환 중 하나인 급성중이염은 최근 5년간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내성균의 등장으로 항생제 치료에 실패하는 사례도 흔하다.

이번 연구의 책임연구자인 강진한 교수(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는 “NTHi균 감염 질환은 주로 항생제를 이용해 치료하는데 최근 해외는 물론 국내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경구용 항생제들에 높은 내성을 보이는 NTHi 균주들이 증가함에 따라 치료의 어려움을 겪게 되고,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더 강한 항생제를 써야 하는 악순환이 우려된다. 향후 내성 문제에 대비하기 위해 신중한 항생제 사용과 관련 백신의 연구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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