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미용사로 근무하고 있는 최씨(37)는 최근 퇴근 후 잠이 들 무렵이면 손가락에 저리고 아픈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특히 손님이 많은 날이면 손가락 마디가 뻣뻣해지고 욱신거리는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진단결과는 ‘손가락 관절염’이었다.
퇴행성관절염 하면 흔히 무릎관절염만 떠올리는 경우가 많다. 무릎관절은 우리 몸의 체중을 늘 지탱하며 움직이는 부위인 만큼 퇴행이 일어나기 쉬운 부위이다.
우리 몸에는 200여개의 관절이 있고 모든 관절에서 퇴행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손가락은 키보드를 사용과 악기 연주, 물건을 집는 등의 섬세한 동작을 위해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부위인 만큼 관절염의 위험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 손을 많이 쓰는 사람에게 일찍 찾아와
일반적인 퇴행성관절염과 마찬가지로 손가락관절염 역시 폐경기 무렵의 중년 여성에게 많이 찾아온다.
그 밖에도 직업적으로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미용사나 요리사, 피아니스트, 골프선수 등에 나타나기 쉽다.
손가락을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손가락 관절 주변의 근육, 힘줄에 반복적인 충격이 가해져 염증을 일으키고 손가락 관절염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한 대학에서는 젓가락 사용 시 들어가는 힘으로 인해 젓가락을 사용하는 손에 관절염이 올 확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휴대용게임기 등 전자기기가 발달함에 따라 손가락 사용이 더욱 늘어나 젊은이들의 손가락 관절이 위협받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 심해지면 일상생활에도 불편 초래
손가락 관절염은 손을 과도하게 쓰고 난 후 저녁시간에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관절염이 진행되면서 통증이 지속되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통증이 심해 잠을 못 자는 경우도 있다. 또한 아침에 일어날 때 뻣뻣함이 느껴지고 손가락이 부은 듯 하며 잘 구부러지지 않으나, 움직이면 곧 통증이 사라진다.
통증은 주로 손가락 끝마디 관절에 잘 발생한다. 관절염이 심해지면 점차 주먹을 쥐기도 힘들고 단추 잠그기, 병뚜껑 열기 같은 단순한 일조차 하기가 어려워져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무릎 관절염의 경우 무릎에 오는 하중으로 인해 통증이 쉽게 나타나 일찍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으나 손가락관절염은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후 병을 발견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 류마티스관절염과 구별해야
손가락 연골이 닳아 생기는 퇴행성관절염과 면역체계 이상으로 나타는 류마티스관절염은 그 발생기전은 물론 치료법도 다르기 때문에 구별이 필요하다.
특정 관절에만 통증이 생기면 퇴행성관절염을, 양쪽 손가락 관절이 대칭적으로 아프거나 다른 관절에도 증상이 공통적으로 나타난다면 류마티스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다.
류마티스관절염의 경우 오른쪽 손목이 아프면 왼쪽 손목이, 오른쪽 발목이 아프면 왼쪽 발목이 똑같이 아프다는 특징이 있다. 그 밖에 퇴행성관절염은 주로 손가락 끝마디에, 류마티스관절염은 손가락 중간마디에 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도 차이점이다.
◆ 충분한 휴식 필요
손가락 관절염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충분한 휴식을 취해주면 통증은 곧 사라지게 된다. 손가락을 많이 사용한 후에는 마사지나 온찜질을 통해 피로를 풀어주고, 따뜻한 물에 손을 담그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가사 일을 멀리하기 힘든 주부나 직업적으로 손가락을 많이 사용하는 경우 충분한 회복기간을 갖기가 어려워 관절염이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무리한 손가락 사용을 피하고 충분한 회복시간을 가져야만 한다.
튼튼마디한의원 강병훈 원장은 “초기 손가락 관절염의 경우 연골 조직을 보강하는 교제(膠劑)를 이용한 한약 치료가 효과적이다. 만일 증상을 방치하게 되면 손가락 마디가 굵어지는 변형이 찾아올 수 있는데 한 번 변형이 진행되면 원상태로 되돌리기 어려워 무엇보다 조기치료가 중요하다. 교제(膠劑) 성분의 한약 통해 약해진 힘줄, 인대 등 관절 주변조직을 강화하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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