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형 간염바이러스(HBV) 보유자가 비호즈킨림프종에 걸릴 확률이 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보건대학원 지선하 교수 연구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연구원과 미국국립암연구소와 공동으로 14년 동안 한국인 60여만명을 추적 조사했다.

조사 결과 B형 간염바이러스 보유자의 경우 비호지킨림프종 발생률이 약 2배 가량 높아 예방접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 결과는 Lancet Oncology 인터넷판 4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에 따르면 14년간 B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5만 3045명으로 이 중 133명이, 감염되지 않은 사람 중 905명이 비호지킨 림프종에 걸렸다. 발병률은 각각 전체 인구 10만명당 19.4명, 12.3명으로 약 2배에 가까운 수치다.

혈액암인 악성림프종은 림프조직을 구성하고 있는 세포가 악성화 돼 생긴 종양으로, 호지킨림프종과 비호지킨림프종으로 나눈다. 이 중 비호지킨림프종의 경우 예후가 더 나쁘다.

비호지킨림프종은 림프구 증식질환으로 우리나라 전체 악성림프종의 95.6%를 차지하고 있다.

호지킨림프종과 비슷하게 림프절에 침범해 간이나 폐, 골수, 위장관계, 뇌척수액 등 온몸에 전이된다.

어디로 전이될 지 예측이 어려워 치료가 힘들다. 우리나라는 2008년 1년간 암으로 사망한 환자 7만 여명 중 비호지킨림프종은 1,299명이었다.

비호지킨림프종의 경우 아직 정확한 원인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면역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바이러스 감염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만이 비호지킨림프종의 위험도를 높인다는 연구가 있지만 아직까지 비호지킨림프종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번 연구 결과 B형 간염바이러스 역시 비호지킨림프종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에 따르면 B형 간염바이러스가 면역세포인 B세포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비호지킨 림프종의 발생을 높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지선하 교수는 “비호지킨림프종을 예방하기 위해 B형 간염 예방 접종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 될 것”이라며 “성인에서 B형간염 보유자로 판명된 경우 비호지킨병의 고위험군으로 분류하여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비호지킨 림프종 판정을 받은 사람의 경우 급성 간부전 발생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B형 간염 바이러스의 적극적인 관리도 필요하다.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안상훈 교수는 “비호지킨병이 발생된 환자에서는 더욱 더 적극적으로 B형 간염을 치료해야 급성 간부전 발생으로 인한 사망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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