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활동, 성장발육, 항산화, 항염증, 면역, 해독‥ 이상은 신체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에 꼭 필요한 기능들이다. 그리고 이 기능들이 작동하는 데에 공통적으로 필요한 핵심요소는 '산소'다.
우리주변에 늘 있는 공기의 21%가 산소이고 일상생활 중에 집이나 직장에서 산소가 부족해 질식해서 사망했다는 뉴스가 없기에, 산소를 우리몸에 공급한다는 생각은 특별히 하지 않는다. 우리가 숨쉬는 한 산소는 저절로 우리몸에 들어온다.
그런데 몸에 병이 찾아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건강의 기본이 되는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몸은 산소결핍상태가 되기 쉽다. 통상의 폐호흡으로 우리몸에 공급되는 산소는 결합형 산소인데, 이 결합형 산소는 헤모글로빈에 결합되어 있고 분자가 커서 모세혈관을 통과하기 어렵다. 모세혈관의 총 면적은 몸전체 표면적을 상회한다.
▲ 고기압에서 고농도의 산소를 주입하면 체내 용해형 산소가 증가한다. 용해형 산소는 분자가 작아 좁은 모세혈관도 쉽게 통과할 수 있어 체내 세포활성화를 돕는다. |
본지의 병원취재팀은 고압산소요법을 하는 맑은숲한의원에서 치료과정을 자세히 살펴봤다. 먼저는 환자가 산소탱크라 불리는 캡슐안에 들어가 편하게 눕는다. 그런다음 바깥쪽에서 의사가 기압을 환자의 상태에 따라 2~4기압(대기중 1기압)까지 올리고 고농도의 산소를 캡슐안으로 주입한다. 기압이 2.5일 때 혈중산소의 운반량은 10~15배까지 증가할 수 있으며, 이때 체내에서 증가한 용해형산소는 모세혈관처럼 좁은공간으로도 자유롭게 들어가 세포활성화를 활발하게 한다.
▲ 2~4기압에서 고농도의 산소가 나오는 캡슐이다. 환자는 이 캡슐안에 40분 정도 있게 되며, 만약의 상황을 위해 의사가 바깥에서 대기한다. 기압이 높아 비행기 탈 때와 같이 귀가 약간 아플 수 있다. ⓒ사진 윤현규 기자 |
굳이 캡슐안에 들어가지 않고서도 일상 생활에서 체내의 용해형산소를 증가시켜 저산소증을 치유할 수 있는 방안은 없을까. 맑은숲한의원 김원태 원장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고농도의 산소가 체내에 투입되려면 캡슐과 같이 밀폐된 고기압 환경이 필요한데 일상생활에서 개인이 이러한 환경을 만들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단 충분한 운동을 하면 노폐물 배출에 큰 효과가 있다고 김 원장은 설명했다.
고압산소요법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당뇨 및 당뇨합증의 경우, 말초혈액 순환에 장애가 생기면서 몸의 조직 중 저산소화 되는 부분이 생기고 심한 경우에는 괴사된다. 고압산소치료는 말초의 저산소상태를 개선시켜 검게 괴사된 부분을 살색이 돋아오르게까지 완화시킬 수 있으며, 이 외에 각종 당뇨합병증에도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에도 고압산소치료는 효과가 크다. 인체의 면역계가 적절하기 작용하기 위해서는 온도의 적정성과 산성도(ph)의 적정성이 확보되어야 하는데, 고압산소치료는 충분한 산소공급으로 저산소상태를 개선해 혈액순환을 정상화시키고 인체 온도의 적정성을 유지시킨다.
▲ 고압산소치료를 하는 맑은숲한의원 김원태 원장. 김 원장은 이 치료에 대해 "귀가 조금 아플 수 있는 것 외에는 별다른 부작용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 윤현규 기자 |
최근에는 미숙아 및 자폐증 치료에도 고압산소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미숙아 치료는 신체적 미숙아 뿐만 아니라 정신적 미숙아에도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이는 산소가 신체 곳곳뿐만 아니라 산소를 가장 많이 소모하는 뇌에 고농도 산소가 공급되기 때문이다.
항암보조요법으로도 고압산소치료는 각광받고 있다. 대부분의 암조직은 저산소상태에 있으면서 에너지 효율성이 매우 떨어져, 엄청난 에너지를 과소모시키고 많은양의 노폐물을 내어 주변조직 환경을 악화시킨다. 고압산소요법이 암조직자체를 없애는 것은 아니지만 저산소상태와 많은 양의 노폐물을 정화시키는 효과가 있고, 암수술과 방사선수술 후에도 조직을 빨리 재생시키는 치료로 응용되고 있다.
이 외에도 만성피로개선, 혈액순환개선, 피부세포재생, 항노화치료, 수술 후 상처회복치료 등에도 고압산소치료가 활용되고 있다. 한편 축구선수 박지성, 박주영,이승엽, 김미현 등과 같은 스포츠 선수들도 고압산소치료를 받고 있다. 스포츠를 할 때 우리몸이 평소보다 5~10배의 산소를 소모함에 따라 배출해야 할 노폐물(대사산물)도 많아지는데 충분히 산소공급을 하면 피로통증물질이 보다 쉽게 분해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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