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대 젊은층에서도 대장암의 전구병변인 선종성 용종의 유병률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정수진·김영선 서울대학교병원 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 소화기내과 교수팀이 2004년 10월부터 2007년 6월까지 건강검진센터에서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은 5254명(30대 608명, 40대 1930명, 50대 27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대장 용종은 건강한 성인에서 흔한 종양이지만, 종류에 따라 악성종양으로 진행될 수 있어 추적과 관리가 필요하다.
건강검진에서 발견되는 용종의 반 정도는 정상세포가 자라서 생긴 과형성 용종으로, 1cm 미만의 작은 크기라면 제거할 필요가 없다. 반면, 선종성 용종은 대장암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크기와 상관없이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조사 결과 대장선종의 연령별 유병률은 30대 10%, 40대 22%, 50대는 33%로, 50세 미만 젊은 연령층에서 기존 보고들에 비해 높은 발생 빈도를 보였다.
대장 용종 및 대장암은 20여 년 전만 해도 국내에서 드문 질환이었으나 최근 들어 그 발생 빈도가 급증하고 있다.
건강보험공단 통계자료에 따르면, 2000년 8648명이었던 연간 대장암 환자수가 2005년에는 1만 5233명으로 5년 새 40% 넘게 증가했다.
이같은 원인으로 동물성지방 과다섭취 및 섬유질 부족 등 서구화된 식습관, 운동 부족과 비만, 술, 담배 등이 추정된다.
제1저자인 정수진 교수는 “대장암의 위험인자에 대한 많은 연구들이 있었지만, 젊은 연령층을 대상으로 전구병변인 대장선종의 유병률과 위험인자를 다변량 분석한 대규모 연구는 아직 없어 이번 연구를 진행하게 됐다”고 연구 수행 동기를 밝혔다.
정 교수 팀의 분석 결과, 40대에서 대장선종의 고위험군은 대장암 가족력 이외에 남성과 흡연력으로 밝혀졌다.
40대 흡연자의 29% (140명)에서 대장선종이 발견되었는데, 동일 연령대 비흡연자에서의 선종 유병률 19% 보다 1.5배 가량 높은 수치이다.
또한 40대 조사 대상 중 남성 27%, 여성 14%가 선종성 용종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남성이 여성보다 2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음주나 흡연을 많이 하고, 잦은 회식으로 육류 섭취가 증가하는 등 위험요인에 많이 노출된 데 따른것으로 분석된다.
정수진 교수는 “대장선종은 물론 대장암 초기라 해도 별다른 증상이 없고, 작을 때 찾아내야 암으로 가는 길목에서 차단할 수 있기 때문에 남녀 모두 50세부터는 5년마다 정기적으로 대장 검진을 받는 게 중요하다. 현행 대장암 선별검사 권고안에서도 대장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40세부터 검사를 권장하고 있지만, 이외에 남성, 흡연 등의 다른 위험인자가 있다면 40대부터로 검진 시기를 앞당기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대장내시경은 대장 전체를 검사하는 가장 정확한 방법으로, 용종이 발견되면 현장에서 조직검사 및 용종절제술로 간단히 제거할 수 있어 진단과 치료가 동시에 가능한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책임저자인 김영선 교수는 “정기적인 대장내시경 검사와 더불어 금연, 규칙적 운동 및 저지방 고섬유 식이 등 건강한 식생활습관을 병행하는 것이 대장선종 및 암을 예방하는 지름길이다”고 강조했다.
이 논문은 소화기학 분야의 SCI 등재 국제 학술지인 ‘Journal of Gastroenterology and Hepatology’ 2010년 3월호에 게재되었다.
Copyright © 의약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