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당척병원 백경일 원장
37세 회사원 박OO 씨는 석달 전부터 왼쪽 다리 통증과 가벼운 발목 마비 증상이 오자 이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며 한방 치료와 물리 치료를 받았다. 통증이 다소 회복이 되어 그동안에 미뤘던 운동을 한 후 갑작스럽게 심해진 다리 증상과 발목의 마비감으로 보행이 어려워지자 척추 전문병원을 찾았다.

박 씨는 허리 디스크(요추부 수핵 탈출증)에 의한 발목 마비와 저린 증상으로 미세 현미경을 이용한디스크 제거술을 받았다. 수술 후 저린 증상은 사라졌지만, 발목 마비로 인하여 보행에 불편함을 여전히 느끼고 있다. 지속적으로 물리치료와 운동치료를 받으면서 발목 마비가 돌아와 정상적으로 걸을 수 있는 날 만을 기다리고 있다.

박씨의 경우처럼 허리 디스크는 갑작스런 허리 통증과 다리 저림 증상, 걸음걸이가 힘들고 쩔뚝거리며 걷게 되는 경우가 많다. 보통의 디스크라면 수술을 하지 않고 보존적 치료나 비수술적 치료를 먼저 하게 된다. 일단 수술을 제외한 다른 방법을 먼저 쓰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그러나 디스크로 인해 신경마비가 있거나 대소변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수술적 방법을 먼저 고려하는 것도 또 하나의 원칙이다. 신경마비나 대소변장애는 비수술적 방법으로는 회복이 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신경 마비가 있음에도 비수술적 치료만을 고집하다가 마비가 심해져서 돌이킬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디스크로 인한 신경마비는 오래되면 오래 될수록 회복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것이 학계에 알려진 정설이다.

자기의 증상이 신경 마비인지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분당척병원 백경일 원장은 “발 뒤꿈치 만으로 걸어 보고, 앞꿈치 만으로 걸어보고, 한발로 뛸때 까치발로 서기가 힘들다든가, 발 앞꿈치 들기가 힘들다면 마비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슬리퍼를 신고 걸으면 자꾸 걸려서 벗겨진다든가, 여성의 경우 하이힐을 신고 걷는 것이 불편한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간혹 디스크로 인한 통증이 너무 심한 경우에도 일부 환자들은 다리 힘이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있는데, 일부 통증이 가라 앉은 뒤 검사를 해보면 정확히 알 수 있다.

신경 마비는 다리신경 손상이 심한 상태를 암시하며 디스크를 제거한 뒤에도 바로 호전되지 않는다. 마비가 심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 후에도 마비 회복을 위해서 물리 치료와 운동 치료를 꾸준히 해야 한다.

신경 마비는 그것 자체로 끝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정상적인 걸음걸이가 힘들어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그뿐 아니라 비정상적인 걸음걸이 때문에 대인기피 등의 심각한 심리적인 문제로 발전하기도 한다.

백 원장은 “신경 마비가 있는 경우에는 초기에 적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세 현미경수술 만으로도 마비 증상은 치료될 수 있다”며 적절한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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