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이 100여일 앞으로 다가 왔다. 수험생들에게 무더위는 극복해야할 난관이다.
계절적 영향으로 떨어지는 학습능력은 입시를 앞둔 수험생들과 학부모들에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시기일수록 수험생 본인과 부모들이 수험생건강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여름철 수험생 건강관리에 꼭 필요한 수면과 운동, 영양, 스트레스 관리는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 수면
사람이 적절한 상태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수면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여름철에는 열대야로 인해 충분한 수면시간을 갖기 힘들다.
밤 기온이 섭씨25도 이상을 넘어서는 열대야(熱帶夜)현상과 무더위는 수면부족을 초래해 일상생활의 리듬을 깨뜨리기 십상이다. 낮 시간에 수시로 졸음을 겪다 밤이 되면 또 다시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는 악순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절제된 일상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충분하지 못한 수면은 수험생에게 정신적 여유를 가질 수 없게 한다. 사람이 잠을 자는 것은 뇌가 수면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동안에 오늘 해놓은 중요한 일이 뇌 안에 정리되고 기억되며 또한 뇌는 내일을 위해 필요한 준비를 하게 된다. 그러므로 잠을 잘 자도록 하는 것이 여름철 수험생에게는 특히 중요하다.
편안한 상태에서 충분히 잠을 자게 되면 상쾌한 기분으로 활력을 느끼고 일할 수 있지만 잠이 부족하면 두통이나 현기증, 피로를 느껴 많은 지장을 초래한다.
정상수면 패턴을 회복하는 지름길은 수면습관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규칙적으로 자고 일어나며 잠자는 방을 어둡게 하고 낮에는 환한 방에서 지내는 것이 좋다.
잠자기 전에는 차가운 물보다는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는 것이 육체적인 긴장감을 푸는데 도움이 된다. 수험생의 경우 카페인이 든 음료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허기가 느껴질 때는 따뜻한 우유 한 잔을 마시는 것이 좋다. 각성성분이 있는 담배는 수험생에게 금물이다.
장시간 집중을 요하는 수험생에게는 섭씨 26~28도의 실내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으며 지나치게 낮은 온도의 에어컨 바람은 냉방병과 여름 감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또 선풍기를 켠 채 잠을 잘 때는 반드시 창문을 열어 체온 저하 등으로 올 수 있는 다음날의 컨디션 저하를 막아야 할 것이다.
이외에도 점심 식사 후 20~30분간의 낮잠은 오후에 학업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밤 시간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30분 이상의 낮잠은 밤 시간 불면증의 주요 원인이 되어 생활리듬을 깰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 운동
공부에 쫓기는 수험생의 일과에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여름철 운동은 수험생에게 많은 부담을 준다. 하지만 수험생은 장시간 동안 책상 앞에 앉아 있어야 하기 때문에 변비와 소화불량을 나타내며 허리가 아프다고 호소하는데 여름철 실외온도가 상승하여 운동할 수 있는 여건이 줄어들면 이러한 현상이 더욱 심해진다.
운동은 신체건강 뿐만 아니라 뇌의 기능을 활성화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뇌가 감지하는 감각자극 가운데서 가장 큰 것은 다리의 근육에서 오는 것이다. 즉, 다리에서 오는 감각자극이 감각신경을 통하여 뇌를 각성시킨다.
덥다고 하여 무조건 휴식시간에는 앉아서 TV나 잡지를 보는 것은 좋은 휴식이 아니다. 밖에 나가서 바람을 쐬며 먼 곳을 보며 맨손체조를 하거나 산보 또는 가벼운 달리기를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름철에는 너무 강한 강도의 운동을 하면 근육이나 관절에 상해, 탈진 등을 입기 쉬우므로 서서히 낮은 강도의 운동을 위주로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실내에서 간단히 몸통과 다리, 어깨, 목 등 근육을 스트레칭하면 각성효과와 피로회복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새벽이나 해가 지고 난 저녁 시간을 이용해 20~30분간 자전거타기, 산책 등의 규칙적인 운동은 수험생들의 수면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습도와 온도가 높을 때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 영양
여름철이 되면 식욕이 저하되어 균형적인 영양섭취를 하는 것이 힘들다. 여름철 수험생을 위한 균형 된 영양섭취를 위해서는 약간의 지식이 필요하다.
먹는 시간은 긴장을 풀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한다. 시간에 쫓기고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하는 수험생에겐 규칙적이고 균형 잡힌 식사가 리듬을 유지하는데 중요하다.
일부 여학생들은 60%에서 시간부족, 식욕부진, 체중조절의 이유로 주 4회 이상을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다고 한다. 한쪽에서는 편식을 하거나 한 번에 너무 많이 먹거나 불규칙한 식사를 하게 된다.
12시간 이상 공복상태가 지속되면 신체는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어 극도의 긴장상태를 유지하므로, 피로가 심해지며 빨리 지치고 정신적으로도 능률이 저하된다.
여학생은 주기적인 생리를 겪게 되므로 철분결핍성 빈혈이 되기 쉽다. 철분은 활발한 두뇌활동을 위해서도 꼭 필요한 성분이다.
식사량은 포만감을 느끼기 전 80%선에서 절제하는 것이 위에 부담을 주지않고 기민한 두뇌활동을 할 수 있다.
식사는 육류, 생선, 해초류, 야채, 곡류를 골고루 먹는 것이 가장 좋으며 육류는 한번에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육류를 싫어하는 순채식주의자는 반드시 콩이나 두부를 곁들여 먹고 계란이나 우유를 즐겨 마시도록 하면 필수 아미노산 영양결핍을 방지할 수 있다.
스트레스를 이기고 뇌활동에 필요한 단백질과 비타민을 골고루 섭취하기 위해 우유와 계란은 좋은 식품이다.
기름에 튀긴 음식은 칼로리가 높아 운동량이 적은 여름철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밤에 지나치게 긴장된 경우 따뜻한 우유는 진정효과가 있어 편안한 잠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뇌는 1.3kg에 불과하지만 인체 전체의 산소소모량의 20%를 차지할 만큼 왕성한 대사기능이 이뤄진다. 뇌는 오직 포도당만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따라서 뇌를 주로 사용하는 수험생에게 당질의 충분한 섭취는 필요하지만 지나치면 고혈당을 일으켜 졸음을 유발할 수 있다. 만일 시장기가 있을 때는 간식으로는 과일이나 주스가 좋다.
도움말: 이정권(李廷權)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여름철 스트레스 관리
여름철 습도와 온도의 상승은 불쾌지수를 높인다. 이런 주위환경은 수험생들의 불안감과 스트레스 정도를 크게 증가시키게 된다. 실제로 많은 수험생이 여름철에 피로, 권태감, 현기증, 두통, 복통 등의 신체형 장애를 경험하기도 한다.
심리적 안정을 찾기 위해서는 명상, 심호흡, 점진적 근육 이완을 통해 마음을 진정시키는 것이 좋다. 이 방법은 별로 어렵지 않고 요령만 터득하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선 될 수 있으면 조용하고 쾌적한 장소에 앉아서 가능한 최대로 편안한 자세를 취한다.
눈을 감고 배로 천천히 깊게 숨을 쉬는 복식호흡을 5분 동안 하루에 두 번씩 하면 긴장을 푸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심호흡법은 이것 자체만으로도 이용될 수 있지만 점진적 근육 이완이나 명상과 같은 긴장 이완 훈련과 함께 결합해서 이용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명상을 할 때는 한 가지 단어를 생각하거나, 해변가나 숲속 오솔길 같은 평화스러운 광경을 머리 속에 그리면서 시작한다.
부드러운 음악도 평온한 마음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점진적 근육 이완법은 복식호흡을 통해 근육을 이완시키고 준비태세를 갖춘 후 발부터 시작해 몸통과 복부 근육을 포함한 대근육을, 그 다음에는 어깨와 팔근육을, 마지막으로 목과 얼굴 근육을 세게 수축했다가 몇 초 후에 이완시키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하는 방법이다.
여름철이면 불쾌지수의 상승으로 입시와 관련된 불안과 스트레스가 심해져 병원을 찾는 학생을 간혹 보게 되는데, 자신의 신체 및 정신적 건강관리에 의문점이 생길 때 즉시 전문가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가 너무 심각하기 전에 치료를 받으면 치료도 용이하고, 불필요한 고통도 피할 수 있고, 치료 후 학습도 더욱 효율적이 된다.
끝으로 청소년은 학업의 중요성도 인정하며 최선을 다하여야 하지만, 학업이 인생의 모든 것이 아니라는 전인적(全人的)이고 거시적(巨視的)인 인생관과 철학적 자세를 견지하도록 하고 올바른 자아상과 자신감의 확립을 위한 계속적인 자기 훈련을 해야 한다. 언제나 긍정적인 생활태도와 사고방식을 갖는 것은 수험준비 뿐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도 도움이 된다.
도움말: 정유숙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
◆ 수험생 전문건진
수험생 전문 건진은 중고교생 청소년의 신체적·심리적 특성을 고려해 의학검사는 물론 척추기능 및 자세검사, 영양정밀검사, 스트레스 평가 등 종합적인 건강진단이다.
검사항목으로는 혈액검사(빈혈, 간염, 간기능, 당뇨, 체지방 및 비만검사)와 소변검사, 심전도검사, 호흡기 및 소화기계 검사 등 의학검사와 함께 척추기능 및 자세 검사, 영양정밀분석 및 보호자 상담, 여성의학적 검사 및 상담(사춘기 클리닉 전문의사가 담당)이 있다.
학생과 부모가 동시에 참여하는 스트레스 분석 및 정신과 의사 상담도 가능하다.
도움말: 최윤호 삼성서울병원 건강의학센터 교수
◆ 코피, 눈 피로 등
▲ 코피
코피가 나는 원인은 코를 풀든지 코를 후벼서 나는 경우가 많다. 흔히 밤에 자는 동안에 무의식적으로 후벼서 나는 경우도 있다. 코피가 나오는 주된 부위는 대개 콧날 가운데 아랫 쪽에 있는데 일단 이 부위의 점막이 손상되어 있으면 코피가 쉽게 난다.
코피가 났을 때 처치법
코피가 나면 갑자기 당황스럽게 되어 허둥대며 휴지를 말아 코를 막게 되는데 이것은 출혈부위에 더 큰 상처를 낼 수 있으므로 바른 방법이 아니다. 따라서, 코피가 날 때면 엄지와 인지로 양쪽 콧구멍을 바깥에서 가운데를 향하여 압착시켜 눌러주면 쉽게 지혈시킬 수 있다. 최소한 10분 가량 압박을 가해 준다. 만일 코피가 자주 난다면 손상된 혈관에 전기치료를 할 수 있다.
▲ 눈 피로
깨어있는 시간을 통하여 우리 몸에서 가장 혹사하는 곳은 시각기관이다. 눈을 뜨고 있는 동안은 계속 들어오는 빛자극에 대한 반응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가끔씩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기는 습관은 눈에 대해 주인이 베푸는 최고의 배려이다. 밤에는 휴식 중에 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미래의 꿈을 그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 귀의 피로
귀를 쉬게 하지 않고 항상 귀에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는 것은 집중에 방해가 된다. 고요히 머물며 사고하는 훈련도 필요하다.
이정권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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