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지만 비가 내리고 아침과 저녁 일교차가 큰 요즘에는 감기에 걸리기 쉽다. 하지만 아이가 콧물, 코막힘 증상을 호소한다고 해서 단순한 코감기로만 볼 것이 아니다. 코감기가 2주 이상 지속되고 누런 콧물이 흐르며 아이가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신경질이 잦아진다면 급성 축농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한국인의 10대 만성 질환, 축농증

축농증은 코 질환을 가진 사람들 중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질병으로, 한 보건기관의 연구에 따르면 충치, 피부병, 관절염 등과 함께 한국인의 10대 만성 질환으로 꼽힌다.

축농증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저축’이라는 의미의 ‘축(蓄)’자와 ‘고름’이라는 의미의 ‘농(膿)’자가 합쳐진 것으로 콧속에 고름이 쌓여 있는 질환을 뜻한다. 고름이 쌓이는 곳이 코 주변의 ‘부비동’이라고 불리는 부분이어서 정식명칭은 ‘부비동염’ 이다.

축농증은 크게 급성 축농증과 만성 축농증으로 나눌 수 있다. 급성 축농증은 감기 후의 바이러스나 세균성 급성 비염 끝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대체로 발병한지 1개월 이내를 가리킨다. 이런 급성 축농증이 제대로 치료되지 않으면, 미열이나 권태감, 만성 기침 증세 등이 나타나는 만성 축농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감기 외에도 축농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콧속이 심하게 붓는 급성 비염, 콧구멍을구분 짓는 비중격이 휘어 있는 경우, 외부 충격에 의한 코뼈 골절, 수영장 소독약 등이 코 점막에 영향을 준 급성 염증, 충치에 의해 염증이 파급된 경우 등도 축농증을 일으킨다.

축농증으로 인한 입 냄새, 성장 장애

축농증 증상이 있는 사람들 중 ‘입 냄새’가 심한 경우가 있다. 증세가 심각할수록 치즈 냄새 혹은 심한 발 냄새에 비유될만한 고약한 냄새가 나기도 한다.

냄새가 나는 이유는 부비동 안에 고여 있던 고름과 분비물이 콧물과 함께 목 뒤로 넘어가면서 식도 부근에 머물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고인 물이 썩듯 부비동의 고름도 오랫동안 고여 있으면 썩어서 악취가 난다. 다른 원인으로는 축농증으로 인해 코로 숨쉬기가 힘들어지면서 밤에 입을 벌리고 입으로 숨을 쉬면서 자게 된다. 이 때 입 안의 침 분비가 줄어들어 점막이 건조해지고 황화합물을 만들어내는 세균의 활동이 왕성해지면서, 마치 계란 썩는 것과 같은 냄새가 나게 되는 것이다.

비염, 축농증 치료 전문의 정은아 원장은 “특히 축농증이 있는 아이라면 항상 코가 막혀있고 콧물이 줄줄 흐르다 보면 짜증이 늘고 주위가 산만해지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코가 막히면 냄새를 맡기 어려워져 자연스레 식욕도 감소하게 되는데 이는 성장의 적신호가 된다. 한창 커가야 할 시기에 입맛을 잃어 영양섭취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코막힘으로 숙면을 취하기도 어려워 밤사이 가장 왕성하게 일어나는 성장호르몬 분비에 지장이 생긴다. 반복된 수면 부족은 만성피로도 유발하여 전반적인 건강상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빠른 시일 내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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