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상의 연령대에서 주로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진 녹내장에, 30대도 취약하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2009년 1월~12월까지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안과 권지원 교수)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수진자 중 녹내장선별을 위한 안저촬영을 받은 사람의 수는 2만697명. 이 중에서 2% 인 413명이 새로이 녹내장 진단을 받았다. 이는 녹내장유병율이 2%라는 그동안의 연구결과와 일치하는 수치이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녹내장을 진단받은 수진자 413명 중 16.2 %인 67명이 30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강남센터는 "일반적으로 40대 이후에 걸린다는 녹내장에 30대도 취약하며, 따라서 30대부터 녹내장선별을 위한 조기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강남센터에서 녹내장을 새로이 진단받은 30대 수진자들은 대부분 초기 녹내장이 아닌 진행된 녹내장으로, 발견된 순간 이미 상당수의 시야손실이 동반된 경우가 많았다.

녹내장(glaucoma)이란 시신경의 장애로 시야(눈으로 볼 수 있는 범위)가 점점 좁아지고 시력손상을 야기하여 결국에는 실명하게 되는 질환이다.

눈으로 받아들인 빛을 뇌로 전달하는 시신경에 장애가 생기면, 시신경은 '보는' 신경이므로 시야결손과 함께 말기에는 시력을 상실하게 된다. 시야손상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시력 등에 영향을 주지 않아 자각증상이 없으므로 소리없는 실명의 원인이 된다.

시신경이 손상을 받는 원인 중에는 안압(눈 속의 압력으로 몸의 혈압에 해당)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며, 통상적으로 정상안압은 10-21mmHg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런 안압은 하루에도 조금씩의 변동이 있게 되며,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 안압이 정상인데도 시신경이 손상받는 경우도 있고(정상안압녹내장), 안압은 높은데도 시신경에 아무 손상이 없는 경우(고안압증)도 있다.

강남센터는 "녹내장 여부는 안압으로만은 알 수 없으므로 반드시 건강검진시의 안저촬영을 통한 시신경과 신경섬유층결손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정상안압녹내장은 안압은 정상범위이지만 환자 본인에게는 높은 안압이므로 정상범위에서 안압을 더 낮추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이런 치료로는 약물치료(안약 점안)이 우선이며, 정기적인 검사로 시신경손상의 진행여부를 추적관찰해야 한다고.

이에 강남센터는 "녹내장이란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생길 수 있지만, 특히 40세 이상에서 많으므로 40세 이후에는 반드시 녹내장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라며 "이번 연구에서처럼 30대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많으므로 가능한 30대부터 녹내장선별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권유했다.

요즈음은 평균수명이 연장되어, 30대에 녹내장진단을 받았을 경우, 지금까지 살아온 날보다, 앞으로 살아야 할 날이 더 많다. 같은 녹내장이라도 60대에 진단받은 것과 30대에 진단받은 것이 같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 진단된 경우 이미 손상이 심한 상태에서 발견된 경우가 많고, 또 진행도 노년층보다 빠르다. 생을 마치기 전에 실명할 가능성도 고령진단시보다 높다.

초기 녹내장은 증상이 없다. 녹내장치료의 목적은 녹내장진행을 멈추거나 늦추는 것이며, 이미 손상된 시신경은 원상회복할 수 없으므로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남센터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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