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870명 중 1명이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인 것으로 조사됐다.

세브란스병원 안과 김응권 교수팀이 최근 국내 안과병원을 찾은 16가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약 1만명 중 최소 11.5명이 아벨리노각막이상증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870명 중 1명꼴인 셈이다. 그동안 아벨리노각막이상증 환자들이 많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명확한 통계가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는 서울대를 비롯한 전국 각지 안과의사들이 환자를 협진한 덕택에 보건복지가족부 보건의료연구개발사업 지원을 통해 가톨릭대, 울산대, 성균관대, 인하대 의대 안과와 연세대 의대와 미 에모리대 의대 통계 전문가들이 참여하여 이루어졌다. 논문은 안과역학지(Ophthalmic Epidemiology) 6월호에 게재됐다.

아벨리노각막이상증 양안 각막 중심부에 혼탁이 발생하는 유전질환으로, 2004년 김응권 교수가 이런 사람들이 레이저 수술을 받을 경우 심각한 시력저하가 발생할 수 있음을 미국 안과학회지에 보고한 뒤 그 위험성이 널리 알려졌다.

한 쌍의 유전자 중 하나만 아벨리노 각막이상증 유전자를 물려받은 이형접합자는 자외선 노출도 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약 12세부터 각막에 흰 점이 생기기 시작해 60세부터는 레이저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한 쌍의 유전자 모두가 아벨리노각막이상증 유전자로 이뤄진 동형접합자는 약 3세부터 증상이 나타나 6세경 실명에 이른다.

이 중 이형접합자가 시력교정을 위해 라식이나 라섹 등 레이저 수술을 받으면 각막혼탁으로 실명하게 되므로 수술 전 안과적 또는 유전적 검사가 필요하다.

아벨리노각막이상증 유전자를 가진 사람이 레이저 수술을 받으면 상처가 났을 때 나오는 TGFBI 유전자가 활성화돼 각막이 투명성을 잃어 시력을 잃게 된다.

김응권 교수는 “아벨리노 각막이상증은 각막 수술을 받지 않아도 나이가 들면서 점점 각막혼탁이 심해지는데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증가하면서 각막혼탁이 심해진 분들의 수가 증가하여 이에 대한 검진과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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