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그만 소리에도 놀라 깨서 우는 아이, 헛소리를 하다가 잠이 깨는 아이, 자면서 다리가 아프다고 짜증을 내는 아이, 자다가 벌떡 일어나 앉아 있는 아이, 어딘가 아픈 것처럼 자지러지게 울어대는 어린 아기.... 하지만 다음날 아이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멀쩡하면, 엄마는 '몹쓸 잠버릇,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라고 생각하고 만다. 그런데 아이누리한의원 잠실점 김시혜 원장은 "아이가 자다 깨는 일이 잦을 때는 되도록 빨리 그 원인을 찾아 해결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양질의 수면'은 아이 성장과 면역력의 핵심 요인이기 때문이다.

◆ 만 3세 전, 영아산통, 밤중 수유, 야제증이 원인!

돌전 아기가 자다 깨서 우는 이유 중 눈여겨 볼 것은 영아산통, 밤중수유, 야제증 등이다. 영아산통은 신생아 5명 중 1명에게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 탯줄로 영양을 공급받던 아기가 스스로 영양을 흡수하면서, 미성숙한 비위(소화기계)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생기는 증상이다. 보통 백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레 호전된다. 밤중수유도 아기의 잠을 깨우는 흔한 원인 중 하나. 너무 짧은 간격으로 수유를 하다보면 아기의 잠이 방해를 받게 된다. 잠들기 전 실컷 먹인 후 수유 간격을 점차 늘려 생후 8개월에는 밤중수유를 떼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백일이 지난 아기가 계속 '영아산통'처럼 이유 없이 울고 보챈다면 야제증(夜啼症)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야제증 원인은 주로 심장과 비위의 기운이 허약하기 때문으로 본다. 아이들은 담력이 약하고 심장에 열이 많은 편이다. 한의학에서 심장은 정신신경계의 추상적 의미까지 포함한다. 양방적으로 심장질환이 있다는 뜻이 아니라, 오장육부의 기능이 조화롭지 못하고 신경계가 미성숙해 외부자극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쉽게 놀란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비위의 기능이 약해도 야제증이 생기기 쉽다. 비위가 약하면 배의 근육이 쉽게 긴장하고 소화 기능이 저하되며 가스가 잘 차고 숙변이 쌓이기 쉽다. 이때 놀란 기운을 진정시키고 약한 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해 포룡환(抱龍丸) 처방을 하기도 한다.

◆ 만 4∼8세, 야경증, 성장통, 비염이 많아

좀 큰 아이가 자다가 깨는 이유로는 야경증, 성장통, 비염이 있다. 야경증은 주로 4∼8세경에 잘 생기는데 밤에 자다가 악몽을 꾸어 깜짝 놀라 깨어나는 증상을 말한다. 악몽 없이도 갑자기 깨서 소리를 지르거나, 울거나, 벌떡 일어나 방안을 헤매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럽게 호전되므로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야경증이 너무 자주 나타나거나 정도가 심하다면 진료와 치료가 필요하다. 성장통 또한 만 4세 이후 아이들이 자주 깨는 원인중 하나다. 별다른 치료 없이 무릎?종아리 근육, 발목을 주물러 주거나 따뜻한 물로 10∼20분 정도 반신욕을 하면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다리 아프다고 호소하는 일이 너무 잦거나 통증이 심해 울거나 진통제가 필요할 정도라면 진료를 받아본다.

무엇보다 놓치기 쉬운 원인이 바로 비염이다.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코 속 점막이 충혈되고 늘 부어있어 입을 벌리고 숨을 쉬게 된다. 이런 경우 자꾸 뒤척여 숨쉬기 편한 자세를 만드느라 잠자리 위치가 바뀌고, 코가 막혀 답답해 자주 깨게 된다. 특히 비염 증상이 심해 코가 목뒤로 넘어가는 경우 자면서 기침을 하거나 가래 때문에 자다 일어나 물을 찾거나 심한 경우 구토를 하기도 한다. 당연히 비염 치료가 선행이 되어야 숙면을 취할 수 있다.

◆ 키 잘 크게 하려면 자다 깨는 원인부터 해결

이런 자다 깨는 원인들은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 나아진다. 그래서 '병'이 아니라 '증'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아이누리한의원 잠실점 김시혜 원장은 빈도나 강도가 심한 경우 반드시 진료와 치료를 받을 것을 권한다. 아이들은 밤에는 무조건 푹 잘 자야 하기 때문이다. 수면 중에 원활히 분비되는 성장호르몬 때문만은 아니다.

아이누리한의원 김시혜 원장은 "한의학에서는 낮에는 양기(陽氣)가, 밤에는 음기(陰氣)가 활발해진다고 본다. 아이들은 이러한 자연의 이치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한다. 낮 동안 양기로 가열된 오장육부는, 밤 동안 충만한 음기로 식어야 한열음양(寒熱陰陽) 균형을 갖춘 건강한 몸이 될 수 있다. 충만한 음기가 나오려면 아이는 깊은 잠을 자야 한다. 몸이 건강해져야 여력(餘力)이 생겨 성장에도 집중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밤에 잘 자는 아이는 신체대사도 활발하고, 뇌도 밤 동안 휴식을 취해 집중력도 높은 편이다. 면역세포도 잘 만들어 유행병이나 감기도 잘 이겨낸다.

도움말 / 아이누리한의원 잠실점 김시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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