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고령화와 함께 피부암의 주원인인 자외선 노출 시간이 늘어나면서 국내 피부암 발생자 수가 지난 20년간 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부암의 경우 대부분 생존율이 높지만 악성 흑색종은 전이 빠르고 치사율이 높아 조기 진단 등 주의가 필요하다.


29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피부과 권순효 교수 연구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9년까지 20년간 우리나라 피부암 발생자 수는 7배 늘었다. 권 교수는 "피부암의 가장 큰 원인은 자외선 노출"이라면서 "수명이 길어지면서 햇볕 노출 시간과 자외선 누적량이 많아졌고, 스포츠 인구 증가 등 야외 활동이 많아지고 과거보다 대기 오존층이 얇아지는 등의 이유로 피부암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


피부암은 기저세포암, 편평세포암, 악성흑색종이 대표적이다. 이 중 기저세포암이 가장 많이 발생한다. 기저세포암은 피부 가장 바깥 부위인 표피의 최하단인 기저층이나 모낭을 구성하는 세포에서 일어난다. 얼굴과 목, 두피를 포함해 햇빛에 노출되는 부위에 주로 발생하고, 특히 눈, 코, 입 주위에서 많이 생긴다.


점이랑 가장 많이 헷갈릴 수 있는 암으로 초기에는 점과 잘 구분되지 않아서 점을 빼러 갔다가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점과는 달리 약간 푸른빛이나 잿빛이 도는 것이 특징이다. 간혹 상처가 생기거나 궤양처럼 보이기도 하며 피가 나기도 한다.


편평세포암은 피부의 각질을 형성하는 세포에서 발생하며 얼굴과 목에 주로 생긴다. 각질이 많이 일어나거나 마치 혹이나 사마귀처럼 보이는 경우가 잦다. 편평세포암의 전조증상은 광선각화증으로, 아직 암은 아니지만 암이 될 수 있는 상태다. 냉동치료나 레이저치료, 광역동치료, 알다라크림 등을 통해 표피의 피부를 벗겨내는 치료를 받으면 된다.


기저세포암은 5년간 상대 생존율이 100%, 편평세포암은 90%에 이르러 치료받으면 완치될 수 있다. 하지만 악성흑색종은 전이가 빠르고 위험하다. 국내 5년 상대 생존율이 약 63%에 그치는 정도다. 4기에 발견되면 1년 생존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


악성흑색종은 멜라닌 세포에서 발생한다. 전이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고 반점이나 결절로 보여 검은 점으로 보이기 쉽다. 일반적인 점은 모양이 대칭으로 나타나고 주변 피부과의 경계가 뚜렷하다. 반면 흑색종은 대칭적이지 않고, 주변 경계가 불규칙하며 색이 일정하지 않고, 점차 커지는 차이점이 있다.


피부암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는 신체검진, 피부확대경검사, 조직검사로 진단한다. 악성흑색종의 경우 전이 여부 확인을 위해 감시림프절생검과 영상 검사를 추가 시행한다. 피부암의 기본 치료는 수술을 통한 암의 완전한 제거다. 악성흑색종의 경우 수술 외에도 방사선 치료와 항암화학요법 등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또 피부암이 얼굴에 많이 나타나는 만큼 미용·기능적 피부 재건도 매우 중요하다.


피부암은 점이나, 검버섯 등 다른 피부 증상과 유사해 헷갈리기 쉽지만 'ABCDE 룰'을 기준으로 조기 진단하면 된다. A는 Asymmetry(비대칭)이다. 일반적인 점은 동그랗지만 피부암은 양쪽 모양이 다르다. B는 Border(경계부)를 뜻한다. 피부암은 점과 다르게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 C는 Color(색깔)이다. 색이 균일하지 않고 여러 색이 섞여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D는 Diameter(지름)이다. 크기로 대략 6mm 이상이면 피부암일 확률이 높다. 마지막으로 E는 Evolving(진화)로 점점 커지거나 튀어나오는지 지켜 봐야 한다. 이 5가지 기준에 해당한다면 피부암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피부과에 방문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피부암을 예방하려면 자외선 노출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외출할 땐 반드시 자외선 차단제를 사용해야 한다. 자외선은 피부에 누적되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쓰는 걸 습관화하는 게 좋다. 흐린 날에도 파장이 긴 자외선 A는 피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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