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환자의 체중이 늘면 심근경색·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도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신동욱 교수, 숭실대 통계학과 한경도 교수, 펜실베니아대 정원영 박사 공동 연구팀은 2010∼2016년 유방암 치료를 마친 환자 4만3000명을 대상으로 암 진단 전후 체중 변화에 따른 심혈관질환과 심부전 발병 위험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체중 별로 10% 이상 감소군, 5~10% 감소군, 5% 내 유지군, 5~10% 증가군, 10% 이상 증가군으로 나눈 뒤, 평균 4.7년간 추적 관찰하였다.
연구 결과, 유방암 진단 전보다 체중이 10% 이상 증가한 환자는 체중 유지군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이 66% 높아졌다. 심부전의 경우 진단 후 체중이 5∼10% 늘어나면 발병 위험이 59% 커졌고, 10% 이상 체중이 늘어난 환자는 발병 위험이 85%까지 증가했다.
체중이 심장질환에 미친 영향은 50세 미만 젊은 유방암 환자에게 특히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유방암 진단 전후 비만 상태였던 50세 미만 환자는 비만하지 않은 환자에 비해 심혈관질환 위험이 3.58배 높았다. 유방암 환자의 경우 타목시펜과 같은 항호르몬 치료를 받고 신체 활동량도 감소해 상당수가 체중 증가를 경험한다고 알려졌는데, 체중 증가가 심장 건강도 위협하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유방암 환자가 식사 조절과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통해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그래도 체중 조절이 어려울 경우엔 최근 주목받는 비만약(GLP-1 유사체) 등의 약물치료도 고려해야 한다고 연구팀은 조언했다.
연구 저자 신동욱 교수는 "우리나라도 암 치료와 더불어 심혈관 건강을 전반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세계적 권위의 유방암 전문지 '유방암 연구와 치료(Breast Cancer Research and Treatment)'와 '미국의사협회지 종양학(JAMA Oncolog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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