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을 치료하고 관리해 혈압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면 치매 발생이 15%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텍사스대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연구팀은 중국의 시골 마을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던 고혈압 환자 3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4년 동안 고혈압 치료를 제공한 뒤 인지 장애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1만7407명에게 약물 치료와 집중 의료 지원을 제공했다. 대상자들은 체중을 감량하고, 소금과 술 섭취량을 줄이도록 했다. 나머지 1만6588명의 환자에게는 일반적인 치료, 즉 혈압 관리에 관한 조언과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제공됐다.
그 결과, 첫 번째 그룹은 모든 원인으로 인한 치매는 15%, 일반적인 인지 장애는 1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혈압약을 복용하고, 체중과 소금, 술 섭취를 줄인 사람들은 정신적 쇠퇴를 겪을 확률이 현저히 낮다는 것을 시사한다.
영국 옥스퍼드대의 마수드 후세인 박사(신경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치매에 관한 획기적인 발견"이라며 "심장뿐만 아니라 뇌를 보호하기 위해 고혈압을 집중적으로 치료해야 한다는 데 주의를 촉구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그는 "놀랍게도 불과 4년 만에 치매 발병률이 현저히 감소했는데 이는 상승된 혈압을 적극적으로 치료함으로써 이뤄졌다"며 "환자들과 의사들은 혈압을 치료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지만 혈압 치료가 치매 발병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통계에 따르면 치매 환자는 전 세계적으로 2019년 5740여만 명에서 2050년 1억5280여만 명으로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며,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할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알츠하이머 학회의 연구 및 혁신 부국장인 리처드 오클리 박사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심장에 좋은 것이 머리에도 좋은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번 임상시험은 고혈압 치료가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는지 여부를 시험하는 최고의 대규모 임상시험 중 하나며 그 결과는 유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Blood pressure reduction and all-cause dementia in people with uncontrolled hypertension: an open-label, blinded-endpoint, cluster-randomized trial)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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