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저명한 암 전문가가 널리 사용되는 식용유가 유방암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지난 16일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앵글리아 러스킨대 종양학자 저스틴 스테빙 교수는 "콩기름, 해바라기씨유, 옥수수유 등 이른바 '씨앗유'에 다량 함유된 '리놀레산'이 열에 반응해 특정 유방암 세포 성장을 촉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가정에서도 씨앗유의 섭취를 조절하는 게 좋고, 특히 고위험군은 더욱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놀레산과 암세포 성장 간의 상관관계는 이미 여러 연구에서 언급돼 왔으며, 최근 미국 코넬대학교 연구진 역시 유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삼중음성 유방암에 걸린 실험쥐에게 리놀레산이 풍부한 식용유를 공급한 결과, 대조군에 비해 종양의 성장이 더 활발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실제 사람의 혈액 샘플 분석에서도 이 암 유형을 가진 환자에게서 리놀레산 수치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연구를 이끈 존 블레니스 박사는 "리놀레산이 매우 특정한 방식으로 암세포 성장을 촉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는 향후 개별 환자에 맞춰 식이요법이나 영양 권고안을 마련할 때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스테빙 교수는 이 연구 결과를 "매우 중요한 발견"이라 평가하며, "올리브유 등 리놀레산 함량이 낮은 기름이 더 건강한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방암은 여성에게서 가장 흔히 진단되는 암으로,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90%는 진단 후 5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전체 유방암의 약 15%를 차지하는 '삼중음성 유방암'은 훨씬 더 다루기 어렵다. 이 암은 일반 유방암보다 빠르게 자라고 전이되며, 치료 옵션도 제한적이다. 에스트로겐 등 호르몬과 상호작용하지 않아 기존의 호르몬 표적 치료가 적용되지 않으며, 진행 단계에 따라 생존율이 12%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


스테빙 교수는 "리놀레산이 삼중음성 유방암에 미치는 영향은 중요한 발견이지만, 이는 전체 암 연구의 퍼즐 중 하나에 불과하다"며 "씨앗유를 무조건 피할 필요는 없지만 고위험군에서는 섭취를 줄이고 더 건강한 기름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균형 잡힌 식단과 풍부한 과일·채소 섭취 역시 암 예방에 있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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