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후유증, 혹은 장기 코로나로 불리는 롱 코비드(Long COVID)를 겪고 있는 사람들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최대 5배까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롱 코비드와 치매의 연관성을 연구하고 있는 미국 텍사스대 샌안토니오 보건과학센터의 신경학자인 가브리엘 드 에라우스퀸 박사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롱 코비드를 앓는 57세 이상의 사람들은 초기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과 비슷한 모습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질환이다.


그의 연구 결과(Age-dependent phenotypes of cognitive impairment as sequelae of SARS-CoV-2 infection)는 신경과학 국제 학술지 ≪노화 신경과학의 개척자(Frontiers in Aging Neuroscience)≫에 실렸다.


에라우스퀸 박사는 또한 60세가 넘었을 때 코로나에 걸린 사람 4000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그의 초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롱 코비드를 겪고 있는 65세 이상의 사람들 중 최대 3분의 1이 치매의 전조인 경미한 인지 장애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롱 코비드 증상이 없는 같은 연령대의 그룹과 비교하면 유병률이 4~5배 증가한 결과이다. 경미한 인지 장애가 항상 치매의 징조는 아니지만 장애가 있는 사람 6명 중 1명은 1년 이내에 치매를 진단 받을 수 있다.


에라우스퀸 박사는 "이런 연구 결과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된 사람이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더 크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가 늘어나고 데 한 가지를 더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8월에 발표된 약 100만 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의하면, 코로나로 입원한 65세 이상 환자 중 3분의 2가 인지 기능 저하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롱 코비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상태로 코로나에 걸렸던 환자가 병을 앓은 후 몇 달 또는 몇 년 후까지 피로, 호흡 곤란, 기억력 문제와 같은 증상을 겪는 것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코로나로 인한 경미한 인지 장애가 치료될 수 있는지 여부를 연구하고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 의대 신경-감염병과 과장인 이고르 코랄닉 박사는 "치료한 70명의 롱 코비드 환자 중 약 절반이 인지 재활 치료 후 증세가 나아졌다"고 말했다.


코날릭 박사는 미국 재활의학회지인 ≪물리 치료 및 재활 기록(Archives of Physical Medicine and Rehabilitation)≫에 실린 연구(Cognitive Rehabilitation Improved Self-Reported Cognitive Skills in Individuals With Long COVID)에서 "환자의 3분의 1은 치료 후 기억력 측정에서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네이처 메디슨(Nature Medicine)≫ 저널에 발표된 추정치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023년 말 현재 약 4억900만 명이 롱 코비드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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