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 대체 요법을 받거나, 이뇨제를 복용하는 사람이라면 '선크림'을 더 신경 써서 발라야한다. 이 약물들이 자외선 예민도를 높여 피부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당뇨약, 이뇨제, 베타차단제, 칼슘길항제, ACEI·ARB(고혈압 치료제), PPI, NSAID, 항생제, 호르몬보충요법 등 9개군을 '광감작성 약물'로 분류하고 있다. 광감작성 약물은 피부에 자외선을 노출했을 때 손상을 일으키거나, 특정 화학 반응을 유도해 광독성 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성분을 말한다.
스웨덴 스코네대병원 연구팀은 광감작성 약물들이 자외선으로 인한 피부암 발병 위험까지 높이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에 착수했다. 코호트 연구에 참여한 남부 스웨덴 거주 여성 2만 1062명을 10년간 추적 관찰하였다. 약물 사용 여부를 처방데이터에서 확인하고, 설문조사로 자외선 노출도, 생활 습관 등 피부암 위험 인자 데이터를 확보했다.
연구팀은 9개 광 감수성 약물군과 피부암 3종(편평상피세포암, 기저세포암, 악성흑색종)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호르몬 대체 요법에 사용되는 에스트로겐과 이뇨제가 피부암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스트로겐은 기저세포암은 24%, 편평상피세포암은 23%, 악성흑색종은 31% 발병 위험을 높였다. 사용량이 많을수록 기저세포암과 악성흑색종 발병 위험이 더 커졌다.
이뇨제는 편평상피세포암 위험을 53%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루프 이뇨제에서 편평상피세포암 위험이 60%, 사이아자이드계 이뇨제에서 기저세포암 위험이 25%, 악성흑색종 위험이 41% 커졌다.
NSAID는 전체적으로 피부암 위험을 높이지 않았다. 다만, 고용량군에서는 기조세포암과 편평상피세포암 위험이 높아졌다.
연구팀은 "에스트로겐과 이뇨제는 피부암 발병 위험을 높이므로, 의사는 이런 약물을 사용하는 환자에게 자외선 노출 제한과 피부과 정기 검사를 권장해야 한다"고 했다.
개인적인 노력으로는 외출할 때마다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바르는 게 있다. 땀에 씻겨나갈 수 있으므로 자주 덧발라 준다. 이 외에도 얇은 긴팔, 모자 등으로 피부가 자외선에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것을 막는 게 좋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유럽광생물학회지 'Photodermatology, Photoimmunology & Photomedicine'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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