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세 이상이 인구의 20%를 넘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며 노인성 질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노인성 질환인 '파킨슨병'은 약물 만큼이나 운동 치료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11일은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을 알리기 위해 제정된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유달라 경희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파킨슨병의 날을 맞아 "파킨슨병 환자 수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2023년 기준으로 10년 전보다 약 1.5배 증가했다"며 "발병 연령층은 평균적으로 50대 중반이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병 확률이 올라간다"고 말했다.


파킨슨병은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을 분비하는 도파민 신경세포의 감소로 운동장애가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이다. 원인은 불분명하지만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행동이 느려지는 서동, 떨림, 뻣뻣함(경직), 중심을 못 잡는 자세 불안정, 보행장애 등이 있다.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수년 전부터 심한 잠꼬대, 변비, 우울증 등 비운동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비운동 증상은 파킨슨병 조기진단 지표로 활용된다.


유 교수는 "환자마다 나타나는 증상과 발생 시기, 진행 양상은 다르지만 주로 가만히 있을 때 한쪽 손발이 다른 쪽보다 먼저 또는 심하게 떨리거나 몸이 굳고 행동이 느려지는 특징이 있다"며 "대부분 서서히 여러 증세가 복합적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서서히 증상이 나타난다고 해서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생각하지 말고 의심 증상이 나타날 땐 전문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진단은 운동 증상, 신경학적 진찰 소견 및 진행 경과, 약물에 대한 반응 평가로 이뤄진다. 서동과 함께 떨림 또는 경직 중 하나 이상의 증상이 나타나고 약물에 의한 호전이 확실할 때 파킨슨병 임상 진단이 내려진다.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시행하거나 도파민 세포 손상을 확인하는 도파민 운반체 페트(PET) 검사가 진행되기도 한다.


파킨슨병은 완치가 가능한 질환은 아니다. 유 교수는 "치료법에는 약물, 운동, 수술적 치료가 있으나 소실된 뇌세포를 정상으로 회복시킬 수는 없다"며 "운동을 통해 증상의 진행속도를 늦추거나 약물, 수술적 치료를 통해 불편을 완화시키는 것이 치료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약물치료는 통상적으로 증상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때 시작한다. 증상이 가볍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어도 주기적인 환자 상태 평가를 통해 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할 땐 최소한의 약물치료가 조기에 시행될 수 있다. 치료제로는 체내에서 도파민으로 전환되는 전구물질(레보도파), 도파민과 유사한 효과를 내는 효현제, 도파민 분해 억제제, 도파민 분비 촉진제 등이 있다.


유 교수는 "유병 기간과 약물 치료 기간이 길어지면 약효가 유지되는 시간이 점점 짧아져 운동 증상이 다시 심해질 수 있고 약효의 변동 폭에 따라 몸이 꼬이거나 비틀리는 등 이상운동증이 나타날 수 있다"며 "최적의 약물 치료로도 개선이 안 될 땐 뇌에 전기 전극을 삽입해 전류로 자극하는 뇌심부 자극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운동은 약물 만큼 중요한 치료법이다. 매일 30분 정도 숨이 좀 찰 정도의 강도로 운동하는 것이 좋다. 파킨슨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체조로는 머리 위로 팔 모아 펴기, 누워서 무릎을 가슴 쪽으로 굽혔다 펴기, 발꿈치 들어 올렸다 내리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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